드라마
공영성은 뒷전? '안재욱 캐스팅 적절한가' 논란
"공영방송에 맞는 도덕적 기준 필요해"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나 물의를 일으킨 배우 안재욱이 KBS 2TV 새 주말드라마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의 주연으로 복귀하며 논란이 일고 있다. KBS가 공영방송의 신뢰성과 도덕성을 저버렸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
안재욱은 2003년과 2019년, 두 차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바 있다. 2003년에는 음주 상태로 서울 강남의 한 도로에서 앞차를 들이받는 사고를 냈으며,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0.110%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2019년에는 지방 일정 후 술자리를 가진 뒤 이튿날 직접 차를 몰다 음주 단속에 걸렸다. 이때 혈중알코올농도는 0.096%로 측정돼 면허 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그는 출연 중이던 뮤지컬 '광화문 연가'와 '영웅'에서 하차하며 제작진과 동료들에게 큰 피해를 끼쳤다.
이후 5개월 만에 연극 '미저리' 무대에 다시 오른 안재욱은 "연기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다"며 복귀를 강행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짧았던 자숙기간을 언급하며 "다들 아시다시피, 본의 아니게 자숙의 기간이 있었다"는 경솔한 발언을 내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누구도 그에게 음주운전을 등 떠민 적은 없는데 말이다.
22일 열린 '독수리 5형제를 부탁해!' 제작발표회에서 안재욱은 "10년 만에 KBS 작품에 출연하게 되어 감사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음주운전 전력에도 불구하고 그가 공영방송의 주연 자리를 차지한 점은 KBS의 캐스팅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공영방송은 국민의 세금과 수신료로 운영되며, 도덕성과 공정성을 갖춘 콘텐츠를 제작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KBS는 반복적으로 음주운전이라는 범죄를 저지른 배우를 주연으로 내세우며 이 같은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음주운전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라 타인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다. 두 차례나 같은 잘못을 저지른 배우를 주연으로 발탁한 것은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주말드라마는 가족 단위의 시청자들이 많이 보는 프로그램이다. 그런 작품의 주연으로 상습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배우를 기용한 것은,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무디게 하고 시청자들에게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우려가 크다. 음주운전으로 인해 두 차례나 자숙의 시간을 보낸 안재욱이 과연 공영방송 주연의 무게를 감당할 자격이 있는 것일까?
공영방송은 단순한 콘텐츠 제공을 넘어 대중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공적인 기관이다. KBS는 단순히 흥행성과 화제성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공영방송으로서의 책임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더 높은 도덕적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 다수의 지적이다.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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