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정원 기자] 1차지명 출신 좌완 투수 이승현의 선발 전향은 신의 한 수였다.
삼성 라이온즈는 24일 "2025년 재계약 대상 선수 64명과의 연봉 계약을 완료했다"라고 전했다. 지난 시즌 생애 첫 다승왕에 오른 원태인은 기존 연봉 4억 3000만원에서 2억원(47%) 인상된 6억 3000만원에 계약했다. 팀 내 최고 인상액이다.
입단 후 두 시즌은 3홈런에 머물렀지만, 2024시즌 28홈런을 때리며 신흥 거포의 탄생을 알린 김영웅은 3800만원에서 295% 오른 1억 5000만원에 계약했다. 팀 내 최고 인상률을 기록했다. 거포로서 잠재력을 과시한 이성규가 6000만원에서 117% 인상된 1억 3000만원에 사인했고, 외야수 변신에 성공한 김지찬도 1억 6000만원에서 75% 오른 2억 8000만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이승현도 데뷔 첫 억대 연봉에 진입했다. 기존 7000만원에서 71%가 오른 1억 2000만원에 계약했다. 이승현은 2021시즌 3000만원, 2022시즌 5500만원에 계약했다. 2023시즌 8000만원을 받았으나, 2024시즌 1000만원 깎인 7000만원에 사인한 바 있다.
이승현에게 2024시즌은 도전의 시즌이었다. 대구상원고 졸업 후 2021 1차지명으로 삼성 유니폼을 입은 이승현은 데뷔 시즌인 2021시즌 41경기에 나와 1승 4패 7홀드 평균자책 5.26을 기록했다. 2022시즌 58경기 2승 4패 1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 4.53으로 데뷔 첫 두 자릿수를 올린 이승현은 이듬해에는 48경기 1승 5패 5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 4.98의 기록을 남겼다.
2023시즌 종료 후 이승현은 선발 전향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구단은 이승현의 뜻을 받아들였다. 이승현은 2023시즌 종료 후 호주야구리그(ABL) 애들레이드 자이언츠에 파견됐다. 선발로서 경험을 쌓고 왔다. 6경기 25이닝 1패 평균자책 4.32를 기록했다. 아쉬운 기록이지만, 이승현으로서는 공 한 구 한 구가 의미가 있었다.
비록 개막 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4월 18일 대구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콜업됐다. 이승현은 두산전에서 5이닝 1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성공적인 선발 전향의 출발을 알렸다. 승리도 가져왔다. 5월 9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6이닝 3피안타 사사구 3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다.
5월 29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 3이닝 12피안타(1피홈런) 1사사구 2탈삼진 8실점(6자책) 패전, 7월 21일 대구 롯데 자이언츠전 3.2이닝 5피안타(1피홈런) 5사사구 4실점 노 디시전 등 흔들릴 때도 있었지만, 선발 전향 첫 시즌답지 않은 안정감이 더 눈에 띄었다. 특히 6월에는 5경기에 나와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9로 맹활약하며 6월 월간 MVP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8월 훈련 도중 햄스트링 부상으로 정규 시즌을 완주하지 못했지만, 그전까지 보여준 이승현의 모습은 기대 이상이었다. 17경기 6승 4패 평균자책 4.23을 기록했다. KIA 타이거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는 선발로 나서 '대투수' 양현종과 붙었다. 비록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지만 3⅔이닝 7피안타 4사사구 2실점으로 선방했다.
불펜에 있으면 '한 점도 내주면 안 된다'라는 압박감이 컸던 이승현이었다. 지난해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당시 기자와 인터뷰에서 “불펜에 있으면서 한 점, 한 점이 나에게 의미가 컸다. 한 점으로 질 수도 있고, 이길 수도 있지 않냐. 생각이 많았던 것 같다. 마운드에서 조금씩 내려놓는 법을 배우고 있다”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박진만 삼성 감독도 시즌 중에 ”불펜에 있을 때보다 부담감이 덜할 것이다. 불펜에 있을 때에는 한 점도 내주지 않고, 1이닝을 완벽하게 막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그러나 선발 투수는 한 이닝이 안 되면 그다음 이닝에 좋아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앞으로도 이승현은 선발로 던지며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거라 기대한다. 지금으로서는 최고의 선발을 한 명 발굴한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다.
필승조의 선발 전향, 이는 신의 한 수였다. 내년에는 두 자릿수 승수까지 챙겨 더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삼성은 원태인이란 국가대표 에이스가 있고, 비시즌 LG 트윈스에서 최대 총액 70억을 주고 최원태도 데려왔다. 이승현이 5선발로서 자리매김해 준다면 외인 원투펀치 야리엘 후라도-데니 레예스를 더해 최강의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이정원 기자 2garde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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