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2024 한화, 수비 효율 리그 최하위
심우준 합류→수비력 상승 원동력 되어야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0.649
2025시즌 한화 이글스의 명운을 가를 숫자다.
지난해 한화는 66승 2무 76패를 기록, 시즌을 8위로 마무리했다. 중반 이후 대반격을 노렸지만, 마지막에 힘이 빠지며 8위로 내려앉았다. 2018년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후 9위-10위-10위-10위-9위에 이어 8위를 기록했다.
부진의 이유를 단 하나만 꼽자면 바로 '수비'다.
눈에 보이는 수비 기록은 나쁘지 않다. 한화는 팀 실책 최소 5위(105개), 수비율 5위(0.980)를 기록했다. 실책의 개수는 수비력의 좋고 나쁨을 보장하지 않는다. 외려 실책이 적다면 수비 범위가 적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수비율은 (자살+보살)/(자살+보살+실책)을 계산한 값으로, 역시 근본적인 수비력을 평가하기엔 부족하다. 실책과 마찬가지로 처리하기 어려운 타구를 건드리지 않는다면 수비율이 올라가기 때문.
하지만 팀의 실질적인 수비력을 나타내는 수비 효율(DER)은 0.649로 리그 최하위다. DER은 인플레이 타구를 아웃으로 연결한 수치다. 오랜 기간에 걸쳐 팀 단위 수비력을 판단하기에 적합하다. 메이저리그처럼 DSR((Defensive Runs Saved)이나 UZR(Ultimate Zone Rating) 등을 사용하면 좋겠지만, KBO 리그 환경에서는 DER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신뢰도가 높다.
0.649는 얼마나 낮은 수치일까. 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KBO 리그 10개 구단 체제 이후 5번째로 낮은 수치다. 1~3위는 각각 2016년(0.643)과 2015년(0.645), 2018년(0.651)의 KT 위즈다. 4위는 2017년 삼성 라이온즈(0.657)다. KT가 1군 진출 초창기였다는 걸 고려하면, 실질적으로 두 번째로 낮은 수치인 것.
외야보다는 내야 수비가 불안하다고 추측할 수 있다. 한화의 팀 내야 실책은 71개로 SSG와 함께 세 번째로 많다. 팀 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WAA)는 -3.63으로 리그 최하위다. '스탯티즈'의 WAA는 100% 신뢰하기는 어려운 기록이지만, 2022~2023년 8위로 꾸준히 한화의 기록이 낮게 나오는 건 의미심장하다.
심우준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한화는 2024시즌 종료 후 심우준과 4년 최대 50억원(보장 42억원 + 옵션 8억원)의 계약을 맺었다. 당시 손혁 단장은 "심우준은 시즌 100경기 이상 출전 가능한 꾸준함과 안정적인 수비로 내년 시즌 센터라인 강화의 주축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선수"라면서 영입 이유를 밝혔다.
심우준은 빠른 발과 넓은 수비력이 돋보이는 선수다. 현재 KBO 리그 주전 유격수 중에서 수비력 하나만큼은 최상이라는 평이다. 수비 범위도 넓고, 어깨까지 강해 팀의 수비력을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는 선수다. 과거에는 송구가 불안했지만, 경험이 쌓이면서 완성형 수비수로 거듭났다.
심우준이 중요한 이유는 또 있다. 한화의 투수진은 땅볼 유도 비율이 높다. 2024년 땅볼 비율 46.3%로 리그 4위에 올랐다. 류현진(51.4%), 박상원(50.5%), 라이언 와이스(49.5%), 문동주(48.9%) 등 주요 투수들도 대부분 땅볼 투수다. 안정적인 수비가 있어야 땅볼 투수들이 산다.
물론 선수 한 명의 영입으로 팀의 전반적인 수비력이 개선되긴 힘들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수비에 있어서 타협이 없기로 유명하다. 김경문 감독은 22일 스프링캠프지인 호주 멜버른으로 떠나며 "작년에 실책으로 기록되진 않았으나, 보이지 않는 실책이 많았다. 그리고 기동력까지 하나씩 보강을 해서 팬들이 '한화 야구가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시즌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2025년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시대를 연다. 신구장과 함께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선 수비가 필수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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