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닝을 잘라서 딱 정하는 건 바라지 않아.”
KIA 타이거즈 대투수 양현종(37)은 올해 연속시즌 170이닝 타이틀을 10년으로 마무리한다. 올해도 170이닝을 던지면 기록을 11년으로 연장한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이 좀 더 롱런하기 위해 이젠 이닝 욕심을 조금 내려놓고 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양현종은 2024시즌 도중 이미 이범호 감독과 이런 의견을 나눴고, 수용하기로 했다. 사실 양현종이 매년 규정이닝을 조금 넘는 수준으로만 던져도 향후 송진우의 3003이닝을 충분히 넘어설 수 있다. 3~4년 건강하게 뛰면 된다.
그런데 양현종의 생각은 미묘하게 다른 것 같다. 이범호 감독의 말을 수용하긴 했고, 그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가슴 한 켠에 이닝에 대한 욕심은 여전하다. 양현종은 지난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떠나면서 “감독님이 그만큼 좋은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갈 수 있게끔 해주려고, 배려를 해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양현종은 “절대 거절할 이유도 없고, 올해 우리 팀에 이의리도 복귀한다. 어린 선수들도 작년부터 좋은 성적을 거둬서 내 욕심보다는, 나도 이닝을 좀 줄여서 좋은 공을 던지려는 생각을 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복잡미묘한 속내를 감추지는 않았다. 양현종은 “개인적으로는 이닝을 아예 잘라서, 뭐 이렇게 딱 정하는 건 바라지 않는다. 힘 닿는데까지, 유니폼 벗는 날까지 이닝에 대한 욕심은 변함없는 것 같다. 물론 감독님이 그런 선택을 한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했다.
마음 같아서는 170이닝 그 이상도 던지고 싶지만, 자신의 미래를 걱정하는 감독의 마음을 안다. 팀을 위해 자신이 욕심을 더 내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닐 수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한 마디로 KIA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욕심을 내려놓겠다는 의미다.
일단 양현종은 예전처럼 자신의 루틴을 철저히 지키면서 2025시즌을 맞이할 준비를 한다. “시즌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항상 많이 던지고 싶다. 오랫동안 마운드에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다. 아직까지 (이닝 제한 적용 후)이닝을 수치로 정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스프링캠프 시작이 앞당겨졌다. 양현종은 본래 늦게 공을 잡고 정규시즌 개막전에 맞춰 몸을 만든다. 그는 “아직 공을 던지지 않고 있다. 첫날에 가서 토스를 시작하려고 한다. 투수코치님과 상의해서 거꾸로 스케줄을 잡는 편이다. 올 시즌에는 스프링캠프가 1주일 빨라졌기 때문에 코치님과 상의해서 스케줄을 정하려고 한다”라고 했다.
작년 우승은 작년의 영광으로 끝났다. 양현종은 “작년의 좋은 기억은 기억으로만 남기려고 한다. 올해도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려면 다시 처음부터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해야 한다. 올해 다시 9개 구단과 경쟁하면서 이기는 경기를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