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17년간 하도 떠나서…”
키움 히어로즈는 올해부터 오랫동안 경기후반을 책임진 우완 불펜 조상우(31, KIA 타이거즈)를 적으로 상대한다. 유머 및 위트 감각이 넘치는 키움 홍원기 감독은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 스프링캠프로 떠나면서 “17년 동안 이 팀에 있는데 저희 팀에서 하도 떠나서”라고 했다.
기습, 자학(?) 개그에 취재진의 웃음이 터졌다. 그럼에도 홍원기 감독은 표정 하나 안 바뀌고 “별 다른 느낌은 없을 것 같다. 단지 KBO리그에서 선수들이 잘 성장하고, 어느 팀에 가서든 건강하게, 잘 성장했으면 한다. 진심이다”라고 했다.
키움은 2008년 창단 직후부터 주축들의 트레이드를 과감하게 실시해왔다. 수비코치와 감독으로 키움의 시작부터 함께 하고 있는 홍원기 감독의 손을 거치지 않은 선수들이 없었다. 주축 선수들의 트레이드를 접하는 키움 팬들도 남다른 감정을 갖지만, 사실 홍원기 감독이 가장 묘할 것이다.
작년에도 5월 말에 김휘집이 떠났고, 시즌 후에는 소문대로 조상우가 떠났다. 어쩔 수 없이 남아있는 주축 선수들도 트레이드 얘기가 꾸준히 나오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의연하게 대처한다. 트레이드설에 신경 써봤자 남는 게 없다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단, 조상우와 키움 타자들의 맞대결은 좀 특별할 수 있다. KBO는 아직 시범경기 스케줄을 발표하지는 않았다. 정규시즌 스케줄에 따르면, 키움과 KIA는 3월25일부터 27일까지 광주에서 시즌 첫 3연전을 갖는다. 개막 2연전 직후 곧바로 만난다. 광주에서 조상우와 키움 타자들의 승부가 펼쳐질 수 있다.
만약 이 기간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으면 다음 맞대결은 시즌 최고 흥행기간으로 불리는 어린이날 3연전이다. 두 팀은 5월5일부터 7일까지 고척에서 시즌 4~6차전, 시즌 첫 고척 3연전을 갖는다. 어쩌면 어린이날에 조상우가 KIA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고척돔 마운드에 올라 키움을 상대로 홀드나 세이브를 따낼 수도 있는 셈이다.
올 시즌 결말이 어떻든 이 3연전서 조상우의 고척 첫 원정 등판, 심지어 키움 상대 첫 등판이 성사될 수도 있다. 키움 팬들과 KIA 팬들의 뇌리에 깊숙하게 남을 3연전일 수 있다. 올 시즌 조상우는 마무리 정해영을 뒷받침하는 메인 셋업맨으로 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