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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MBC 기상캐스터 故 오요안나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사측의 공식입장이 도마에 올랐다.
28일 MBC는 "고인과 관련된 사실을 언급하는 것은 매우 조심스러운 일이라 MBC로서는 대응에 신중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분명히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은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라고 공식입장을 냈다.
이어 "고인이 당시 회사에 공식적으로 고충(직장 내 괴롭힘 등)을 신고했거나, 신고가 아니더라도 책임있는 관리자들에게 피해사실을 조금이라도 알렸다면 회사는 당연히 응당한 조사를 했을 것"이라며 "MBC는 직장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엄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프리랜서는 물론 출연진의 신고가 접수됐거나 상담 요청이 들어올 경우에도 지체없이 조사에 착수하게 돼 있다"고 했다.
MBC 측은 "일부 기사에서 언급한 대로 '고인이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자신의 피해 사실을 알렸다'라고 한다면 그 관계자가 누구인지 저희에게 알려주시기 바란다"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무분별한 유포와 의혹 제기를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 고인의 명예와 직결돼있을 뿐 아니라 또다른 차원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정확한 사실도 알지 못한 채 마치 무슨 기회라도 잡은 듯 이 문제를 'MBC 흔들기' 차원에서 접근하는 세력들의 준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MBC는 최근 확인이 됐다는 고인의 유서를 현재 갖고 있지 않다.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있다"며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동시에 구성원들의 소중한 일터로서 항상 부끄럽지 않은 바른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MBC의 날 선 공식입장에 누리꾼들은 황당한 기색을 표했다. "책임 회피에만 급급하다" "고인의 유서와 녹취록이 공개됐는데, 사과한 줄 없이 몰랐다는 말뿐이다" "빈말이라도 오요안나의 죽음에 대한 애도조차 없다" "공식입장이 왜 이렇게 감정적이냐" "고인과 유족에 대한 예의가 전혀 없는 공식입장"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왜 정치적 이슈로 몰아가는지 모르겠다" "이 문제에 'MBC 흔들기 세력의 준동'이 나오다니 자의식 과잉이다" "사람이 죽었는데 이런 고자세가 맞냐"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 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MBC가 고 오요안나 씨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과 관련된 비극적 사건에 대해 언론을 통해 입장을 밝혔지만, 반성과 책임은커녕 면피와 책임 전가로 일관하고 있다"며 "논란이 커지자 마지못해 입장을 발표한 모습이 역력하다. 의혹 제기를 기만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국민의 힘은 이번 비극적인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고, 책임이 있는 자들에게 반드시 법적·도덕적 책임을 묻을 것"이라고 성명서를 냈다.
매일신문은 지난 27일 오요안나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유서에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괴롭힘을 받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오요안나는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터로 채용돼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 대상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고인은 사망 전 MBC 관계자 4명에게 괴롭힘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유서 일부와 더불어 정신과 상담 내용, 가해자 추정 인물과의 메시지 내역 및 통화 녹취록 등도 공개됐다.
한편, 오요안나는 1996년 생으로 지난해 9월 향년 2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2022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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