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음아 날 살려라~' 3전 전패의 팀을 승리로 이끈 감독이 줄행랑을 친 까닭은? [송일섭의 공작소]

[마이데일리 = 송일섭 기자] 한국도로공사가 IBK 기업은행을 제압하고 5위로 올라섰다.

28일 경상북도 김천시 김천실내체육관에서 '2024-2025 V리그'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의 여자부 4라운드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도로공사는 주전들의 고른 활약 속에 세트스코어 3-0(25-18, 25-20, 27-25)으로 셧아웃 승리를 거뒀다. 도로공사는 9승째를 기록하며 승점 3점을 추가해 5위로 도약했고, IBK기업은행은 7연패의 늪에 빠지며 4위에 머물렀다.

이날 경기는 IBK기업은행에 시즌 3전 3패를 당하고 있었던 도로공사의 연패 탈출 여부가 관심을 모은 경기였다. 아무리 상승세라고는 하지만 시즌 3번의 맞대결에서 도로공사는 IB기업은행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3번의 대결에서 겨우 한 세트를 얻어내는 것에 그치며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도로공사는 주전들이 골고루 활약하며 기업은행을 완벽하게 압도했다. 타나차, 니콜로바, 강소휘, 배유나까지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신인 세터 김다은은 천신통이 부상으로 빠진 IBK기업은행의 빈틈을 공략했다. 신인답지 않은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주전들에게 골고루 볼을 분배하며 주전 세터 자리에 어울리는 모습을 선보였다.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된 김종민 감독의 인터뷰에서는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모였다. 양손에는 물병을 들고 김종민 감독의 인터뷰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이대로 인터뷰가 끝난다면 물세례가 예상되는 상황.

상기된 표정으로 인터뷰를 마친 김종민 감독은 선수들의 눈치를 보다 헤드폰과 마이크를 재빨리 내려놓고 출구를 향해 전속력으로 질주했다. 선수들이 끝까지 따라가 봤지만 이미 김종민 감독은 출구 밖으로 몸을 피신(?)한 후였다. 선수들은 아쉬워 했지만 얼굴에는 웃음꽃이 가득했다.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도로공사의 팀 분위기가 한껏 드러난 순간이었다.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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