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보시면 압니다.”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에게 지난 23일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 “올해 실책이 확 줄어들겠죠”라고 하자 나온 답변이었다. 김도영이 2년 연속 실책왕에 오를 것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범호 감독 역시 2024시즌 30실책 악몽을 올해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심지어 평소에도 “도영이는 수비를 잘 한다”라고 한다. 고교 시절까지 거의 유격수만 하던 선수가, 프로에서 처음으로 전문적으로 3루수를 하는 게 결코 쉽지 않다. 지난 3년은 큰 틀에선 ‘수비 성장통’의 시간이었다. 유격수와 3루수는 엄연히 스텝이 다르다. 실전서 바로 익숙해질 순 없었다.
공격보다 수비의 발전 속도가 늦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타격과 주루는 이미 ‘넘사벽’이다. 그래서 발전속도가 더뎌 보이는 것일 수 있다. 잊으면 안 된다. 김도영은 이제 겨우 프로에서 3년 뛴 선수다. 앞으로 야구를 잘 할 날이 훨씬 길게 남아있는 선수다. 작년 센세이션한 활약과 정규시즌 MVP도 시작일 뿐이다.
그런 김도영이 유일한 아킬레스건마저 해결한다면. 무결점 3루수로 거듭난다. 이범호 감독은 일찌감치 올해 김도영의 실책이 20개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미 달라질 조짐도 보였다. 그 숨막히는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서 단 1개의 실책도 범하지 않았다. 수비전문가 류중일 전 대표팀 감독도 대표팀에서 김도영의 수비를 체크한 뒤 ‘달라졌다’고 인정했다.
김도영이 한국시리즈, 프리미어12서 보여준 안정감 있는 수비는 절대 우연이 아니다. 철저히 노력의 산물이다. 화려한 방망이에 가렸을 뿐, 김도영이 그동안 수비를 잘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는 걸 알만한 사람은 안다.
무엇보다 본인이 수비를 잘 하고 싶어 하는 욕심, 책임감이 강하다. 특히 한여름에 타격훈련을 건너 뛰어도 박기남 수비코치와의 핸들링 훈련은 빼먹지 않았다. 어느 날 박기남 코치에게 물어보니 점점 좋아진다는 답변을 들었다.
사실 작년 호주 캔버라 스프링캠프 취재 당시, 김도영의 수비훈련을 직접 본 적도 있었다. 당시 김도영은 2023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서 입은 부상으로 캔버라에서 타격훈련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였다. 일과 시간을 수비와 주루,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채웠다. 당시 묵묵히 수비훈련을 하던 모습을 잊을 수 없다. 그 누구보다 진지하게 임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 김도영이 스프링캠프 출국에 앞서 “보시면 압니다”라고 하니, 기대가 된다. 작년보다 타격 볼륨이 약간 떨어져도, 수비에서 팀 공헌도가 높아지면 그 또한 의미 있을 듯하다. 기존의 경쟁력을 유지하면서 수비력까지 끌어올리면 내년 3루수 골든글러브 레이스는 물론이고, 본인의 가치 역시 쑥쑥 오를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이미 김도영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한다. 올 시즌 수비력이 좋아진다면, 그를 놓치지 않고 체크할 것이다. 앞으로 4년간 수비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하면, 당연히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 구단들 역시 공격형 혹은 수비형 선수보다 공수겸장을 선호한다. 김도영이 수비력만 가다듬으면 가치가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