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복귀전 초구 155km.”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올해 좌완 파이어볼러 이의리(23)를 절대 무리하게 쓸 생각이 없다. 2023년 6월에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애당초 올해 6월 정도로 1군 복귀시점을 잡았다. 지난 23일 미국 어바언 스프링캠프 출국 당시에도 올 여름을 얘기했다.
재활속도는 확실히 빠르다. 이범호 감독은 “지금 피칭을 해야 하는 단계다. 피칭을 해야 3~4월에는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테이션을 돌면서 투구수를 차근차근 올릴 수 있다고 트레이닝파트에서 얘기했다.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하자 지금부터 투수코치가 옆에서 봐주면서 피칭을 들어가야 하는 시기이니 스프링캠프를 가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해서 그렇게 준비를 시킨다”라고 했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도 이의리도 올 시즌은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이 아무리 성공 확률이 높아졌다고 해도 1년만에 예전의 100% 컨디션으로 돌아가는 건 불가능하다. 케이스 바이 케이스지만, 복귀 자체와 별개로 투구 감각을 찾는데 2년 넘게 걸리는 투수들도 있다.
물론 이의리는 올 겨울 구단 유튜브 채널 갸티비를 통해 “복귀전 초구 155km로 스트라이크”라고 했다. 파이어볼러가 재활 후 예전의 스피드를 내고 싶은 마음을 갖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이 역시 무리하면 탈 난다.
즉, 진정한 복귀 원년은 2026년이라는 게 이범호 감독 시각이다. 올해는 더 이상 아프지 않음을 확인하면 OK다. 돌아와도 투구수, 이닝수, 등판간격 및 등판횟수를 철저히 조절한다. 기존 제임스 네일~양현종~애덤 올러~윤영철~김도현 혹은 황동하에 붙는 보너스 투수라고 보면 된다.
대신 올해 무사히 건강하게 돌아오면 2026년엔 정말 강해질 수 있다. 구속과 구위를 회복하고, 장기적으로 제구 기복까지 회복하면 양현종을 대신할 토종 에이스로 성장할 것이라는 시선이 지배적이다. 은퇴한 차우찬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칫칙 Chit Chit을 통해 그렇게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럴 경우 자연스럽게 KIA 선발진을 향한 ‘행복회로’를 돌릴 수 있다. 장기적으로 양현종~이의리~윤영철에 우완 파이어볼러 김도현까지 자리잡을 수 있다. 이의리와 윤영철이 아직 병역을 해결하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김도현이나 황동하가 완전히 선발로 자리잡는 것도 필요하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현의 가능성도 분명히 높게 평가한다.
여기에 올해 데뷔할 우완 신인 김태형도 KIA의 간판 우완 파이어볼러 선발이 될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아직 뚜껑도 열지 않은 신인이다. 시행착오가 필수적으로 따라붙을 것이다. 그러나 근래 뽑은 투수들 중 가장 기대치가 높은 것도 사실이다. 이의리, 윤영철에 이어 자연스럽게 자리잡는 시나리오를 그려볼 수 있다. 당장 자리가 빡빡해 보이지만 그건 교통정리 하기 나름이다. KIA가 오랫동안 강팀으로 군림하려면 젊은 선발투수 육성은 필수다. 실제 구단도 그걸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
김태형은 이미 150km대 초반의 포심을 찍는다. 슬라이더와 커브도 구사한다. 멘탈이 좋고 경기운영능력도 준수하다. 프로 수준에는 조금씩 미치지 못하지만 보통의 신인들과 확실히 다르다. 꾸준히 기회를 주면 포텐셜을 빨리 터트릴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시선이다.
이런 측면에서 KIA에 앞으로 1~2년이 참 중요하다. 대투수 양현종의 부담을 서서히 줄이면서 젊은 선발투수들의 역할을 자연스럽게 확대할 수 있는 찬스이기 때문이다. 이미 양현종에게 더 이상 170이닝씩 맡기지 않기로 했다. 그래야 양현종도 롱런하고, 팀도 살 수 있다. KIA가 양현종과 윤석민이 막 나왔던 그 시절 이상의 선발왕국에 다시 도전한다. 이미 시계는 돌아가고 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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