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화재 발생 에어부산 승객 "선반 내부서 불 시작"
에어부산 "안내방송 할 여력 없었다…기장, 비상탈출 선포"
에어부산 대표이사 주관 비상대책반 가동
대한항공, 에어부산 화재 수습 지원…김포~부산 임시편 투입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28일 밤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가 기내 선반에서 시작됐다는 목격자의 증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휴대용 보조 배터리나 전자 기기에서 화재가 시작됐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2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밤 부산 김해에서 홍콩으로 출발하려던 에어부산 BX391편에서 발생한 화재는 기내 뒤쪽 선반 짐에서 시작됐다는 탑승객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기 기종은 A321으로 전날 오후 9시55분 부산을 출발해 홍콩으로 향할 예정이었다. 후미에서 시작된 불은 탑승객 대피 후 여객기 전체로 번졌다. 화재는 발생 1시간16분 만인 오후 11시31분 완전히 진압됐다.
사고기에는 승객 169명(외국인 22명), 승무원 6명, 탑승정비사 1명으로 총 176명이 타고 있었다. 탑승객 3명, 승무원 4명은 연기 흡입으로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탑승객 1명을 제외하고는 치료 후 귀가했다. 연기를 흡입한 승무원 4명은 진료를 받은 뒤 이상이 없어 귀가했다고 에어부산은 전했다.
해당 항공기에 탑승했던 한 승객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기내 수하물을 두는 선반 짐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 후 조금 있다가 연기가 났고 선반에서 불똥이 떨어졌다"며 "'타닥타닥' 소리는 보조배터리나 전자기기 그런 게 아닐까 싶다"라고 전했다.
기내로 반입돼 오버헤드빈(기내 수하물 보관함)에 보관됐던 배터리가 화재 원인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현직 기장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반 안에 있던 보조 배터리나 전자담배 훈증기 같은 수하물에서 불이 났거나 화장실 내 흡연, 기내 상부 전기 합선 등으로 화재 원인이 좁혀진다"고 추정했다.
최초 화재를 목격한 승무원은 "후방 왼쪽 선반에서 발화한 것을 확인해 탑승자 전원을 대합실로 대피하도록 안내했다”고 말했다. 화재를 확인한 캐빈승무원은 즉시 기장에게 상황을 보고했고 기장은 2차 피해가 없도록 유압 및 연료 계통 기기를 즉시 차단한 뒤 비상탈출을 선포했다.
이와 관련 에어부산 측은 29일 사고와 관련해 참고 자료를 내고 기내 화재 발생 경위와 조치 사항에 대해 설명했다.
에어부산 측은 "별도의 안내방송을 할 시간적 여유가 없이 동시다발적으로 긴박하게 이뤄진 상황이었다"며 "짧은 시간 내 관련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조치해 탈출업무를 수행했다"고 전했다.
또 승무원이 아닌 승객이 비상구를 직접 연 것과 관련해선 "비상구열 착석 손님은 탑승 직후 승무원에게 비상구 개폐 방법에 대해 안내 받고 승무원을 도와주는 협조자 역할에 동의해야 착석이 가능하다"며 "비상탈출 시 승객이 직접 비상구 조작 및 탈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에어부산은 대표이사 주관으로 초동조치팀과 비상대책반을 운영하고 있다. 에어부산은 29일 오후 10시 부산에서 홍콩으로, 30일 오전 3시 10분 홍콩에서 부산으로 운항하는 대체 항공편을 운영할 계획이다. 에어부산 측은 사후 조치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모회사인 대한항공은 현장에 안전·정비 등 지원 인력을 파견하며 그룹 차원의 대응 지원 체제를 가동했으며, 화재 사고 여파로 결항한 부산~김포 노선에 임시편을 투입한다.
국토교통부는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 대응을 위해 세종청사에 중앙사고수습본부, 김해공항에 지역사고수습본부을 구성해 사고 수습에 나서고 있다. 국토부는 승객 보상과 관련해 에어부산이 삼성화재에 기체 및 승객 보험에 가입했고, 승객 상해 및 수하물에 대한 보상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했다.
국토부는 이달 말까지 민관 합동 점검단을 통해 LCC를 비롯한 11개 국적 항공사와 전국 공항의 안전 체계와 시설 등을 살피고,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4월까지 '항공 안전 혁신 대책' 마련에 나선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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