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잘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번 겨울 크게 전력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2022시즌이 끝난 뒤 유강남(4년 80억원), 노진혁(4년 50억원), 한현희(3+1년 40억원)을 영입하는데 많은 금액을 쏟아냈던 것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까닭이었다. 샐러리캡 한도 초과가 임박했던 롯데는 '집토끼' 구승민과 김원중의 잔류를 이끌어내는 데에만 집중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선수를 영입할 수 없는 상황에서 롯데는 두산 베어스와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본 끝에 지난해 11월 '신인왕' 출신의 정철원과 전민재를 영입하는 대가로 외야수 김민석과 추재현, 투수 최우인을 내줬다. 외야 '유망주' 조세진이 군 복무를 마치고 롯데 복귀를 앞두고 있었던 만큼 롯데는 외야 교통정리에 돌입, 불펜 보강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신인왕' 출신의 정철원은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의 선택을 받은 선수로, 1군 무대를 밟기도 전에 현역 입대를 통해 빠르게 군 문제를 해결했다. 그리고 2022년 엄청난 임팩트를 남겼다. 150km를 넘나드는 빠른 볼을 앞세운 정철원은 58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2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0으로 활약하며 '신인왕' 타이틀과 함께 두산의 필승조로 자리매김했다.
이러한 활약에 당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큰 고민 없이 정철원에게 태극마크를 안겼고, 데뷔 첫 시즌만큼의 활약은 아니었지만, 정철원은 2023시즌에도 셋업맨과 마무리를 오가며 67경기에 나서 7승 6패 11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96의 성적을 남겼다. 하지만 지난해 정철원의 존재감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시즌 초반부터 밸런스 문제로 애를 먹었고, 4월 이후에는 마무리는 물론 셋업맨의 역할까지 맡기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한 까닭이었다.
하지만 롯데는 정철원이 충분히 부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정철원이 처음 1군 무대를 밟았을 때의 사령탑이었던 김태형 감독과의 재회가 정철원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봤는데, 그만큼 롯데의 불펜 보강은 시급했다.
롯데는 지난해 불펜으로 인해 놓친 경기가 매우 많았는데, 팀 불펜 평균자책점은 5.36으로 무려 리그 9위였다. 시즌 시작부터 구승민이 부진했던 스노우볼이 꽤 크게 굴러갔다. '슈퍼루키' 전미르와 '베테랑' 김상수 등 난세의 영웅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선발진까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많은 부담이 계투진들에게 향했던 것이 너무나도 치명적이었다. 이에 롯데는 FA 보강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트레이드를 택했던 것이다.
기존의 폼만 되찾는다면 정철원은 셋업맨은 물론 마무리 역할까지 모두 맡길 수 있는 자원이다. 데뷔 첫 시즌에는 셋업맨으로 신인왕 타이틀을 확보했고, 데뷔 2년차에는 13개의 세이브를 수확하기도 했다. 이에 김태형 감독은 정철원을 곧바로 필승조로 기용할 뜻을 밝혔다.
지난 24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대만 타이난 스프링캠프지로 출국을 앞둔 김태형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정철원데 대한 물음에 "잘 하겠지"라고 말 문을 열며 "현재 필승조라고 봐야 한다. 또 그렇게 기용을 해야 한다. 그러려고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적과 동시에 필승조의 중책을 맡게 된 만큼 정철원의 어깨는 무겁다. 구승민과 김원중이 FA 계약을 통해 롯데에 잔류했지만, 기존의 필승조였던 최준용이 부상 이후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이며, 전미르가 팔꿈치 수술을 받은 까닭에 전반기에는 마운드에 선 모습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선발에서 마무리 김원중으로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잘 해줘야 한다.
관건은 이번 스프링캠프를 통해 지난해 아쉬웠던 모습을 털어내야 한다는 것. 일단 김태형 감독은 정철원의 '커리어하이' 시즌을 함께 했던 만큼 믿어 의심치 않았다. 사령탑은 "뒤쪽에서 정말 필요한 선수였다. 구위 자체도 좋은 선수"라고 정철원을 평가하며 "잘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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