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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이 개최국 중국의 자존심을 살렸다. 쇼트트랙에서 한국이 금메달 4개를 휩쓴 가운데 린샤오쥔이 한국의 싹쓸이를 막았다.
린샤오쥔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500m에서 41초150을 기록하며 우승했다. 박지원(41초398)은 2위, 장성우(41초442)는 3위에 올랐다.
두 차례나 경기가 취소됐고, 세 번째 레이스에서 승자가 가려졌다. 첫 레이스에선 김태성과 쑨룽이 첫 코너를 돌 때 부딪히며 넘어졌다. 두 번째 레이스에선 두 차례나 충돌이 발생하며 5명 중 4명이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김태성은 페널티를 받아 결승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세 번째 레이스에서 린샤오쥔이 박지원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앞서 열린 혼성 2000m 계주 결승에서 중국은 다잡은 승리를 놓쳤다. 중국이 1위를 질주하던 중 마지막 주자 린샤오쥔이 결승선 2바퀴를 남기고 홀로 넘어진 것. 2위를 지키던 박지원은 1위로 올라서며 한국에 금메달을 안겼다. 중국은 린샤오쥔의 실수 한 방에 최하위(4위)로 경기를 마쳤다.
실수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탓일까. 레이스를 마친 린샤오쥔은 중국 팬들에게 주먹을 들어 화답한 뒤, 코치진에게 안겨 오열했다.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박지원과 장성우는 린샤오쥔에게 다가가 축하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8일 열린 쇼트트랙 5경기 중 한국은 4개의 금메달을 쓸어 담았다. 혼성 2000m 계주, 남자 1500m(박지원) 여자 1500m(김길리) 여자 500m(최민정)이 금빛 레이스를 펼쳤다. 린샤오쥔이 중국 선수 중 유일하게 쇼트트랙 금메달을 목에 걸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지켰다.
중국 귀화 전 린샤오쥔은 한국 쇼트트랙의 간판선수였다. 세계선수권에서 6개의 금메달을 따냈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남자 1500m 금메달, 500m 동메달을 가져왔다.
2019년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린 뒤 대한빙상경기연맹에 선수 자격정지 1년 징계를 받았다. 이후 중국 귀화를 택한 린샤오쥔은 중국 국가대표팀의 에이스가 됐다. 2023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남자 5000m 계주 금메달, 혼성 2000m 계주 동메달을 챙겼다. 2024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은 혼성 2000m 계주, 남자 5000m 계주, 500m 3관왕에 등극했다.
린샤오쥔의 질주를 보면 자연스럽게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이 떠오른다. 빅토르 안은 2006 토리노 올림픽 3관왕을 차지한 전설이다. 체육계 갈등으로 2011년 러시아로 귀화한 뒤 2014 소치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로 한국에 큰 충격을 줬다.
린샤오쥔은 오늘(9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남자 1000m와 5000m 계주에 출전한다. 대표팀 에이스 박지원도 같은 종목에서 린샤오쥔과 격돌한다. 린샤오쥔은 대회를 앞두고 "중국을 위해 더 많은 금메달을 따는 것이 목표다. 저뿐만 아니라 중국 대표팀 전체를 더 많이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린샤오쥔은 어떤 성적으로 이번 대회를 마무리할까.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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