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도영아, 형이랑 오늘부터 간단하게 매일…”
KIA 타이거즈 간판스타 김도영(22)의 2024시즌 30실책은, 대부분 전반기에 나왔다. 특히 시즌 초반 마음고생이 심했다. 실책을 너무 많이 해서 형들 얼굴 보는 게 미안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울기도 했다는 후문이다.
KIA에서 수비를 가장 잘 하는 유격수 박찬호(30)는 그런 김도영에게 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알고 보니 실책에 우울한 후배를 위해 자연스럽게 실내 훈련 루틴을 만들었다고. 사실 말로 위로만 한다고 완전히 해결될 일도 아니었다. 박찬호는 김도영에게 실책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자신감을 끌어올려주고 싶었다.
박찬호는 지난 7일 KIA 출신 윤석민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사이버 윤석민에 출연, 김도영과의 에피소드를 소개했다. 김도영에게 “도영아 형이랑 오늘부터 간단하게 매일 실내에서 루틴처럼 (자세) 만들어놓고 들어가자”라고 했다.
그렇게 박찬호는 김도영과 경기 전에 실내에서 공을 주고받는 수비 루틴을 만들었다. 순전히 김도영을 위해서였다. 그는 “이렇게 함으로써, 도영이의 능력이 단기간에 올라가는 건 아니다. 난 도영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멘탈적으로 할 수 있다고. 내가 연습을 했으니까 오늘 이걸 처리할 수 있을거야’”라고 했다.
실제 김도영은 지난 시즌 도중 박찬호에게 수비 관련 도움을 받는다며 고마움을 표한 적이 있었다. 박찬호가 전문 3루수는 아니지만, 2019년 주전 유격수가 되기 전엔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던 백업이었다. 아무래도 수비 자체의 능숙함과 경험에선 분명히 앞선다. 별 것 아니라고 해도, 김도영의 멘탈이 좋아졌다면 특급 솔루션이었다.
박찬호 역시 좋은 선배들의 도움으로 KBO리그 최고 유격수 자리까지 올라갔다. 티격태격 하는 듯하지만, 매년 개인훈련을 함께하는 김선빈이 대표적이다. 최형우나 나성범 등도 후배 야수들을 잘 챙긴다. 이 방송에 함께 출연한 최원준은 형들이 동생들을 위로하는 스타일은 아니고, 잔소리도 많이 한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러나 선배들이 아니면 그런 얘기를 해줄 사람들도 없다. 감독이나 코치들은 오히려 선수들의 기분을 올려주는 역할을 많이 한다.
박찬호와 김도영은 어쩌면 올 시즌이 호흡을 맞추는 마지막 1년일 수도 있다. 시즌 후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찬호가 올 시즌 이후에도 KIA에 잔류한다면 두 사람의 수비의 합은 한층 농익을 전망이다.
당장 올 시즌 김도영이 더 이상 실책을 30개씩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미 작년 한국시리즈와 프리미어12서 단 1개의 실책도 하지 않았다. 본인이 많이 노력한 덕분이지만, 박찬호의 남다른 솔루션 역시 한 몫을 했다고 봐도 된다. 김도영은 어바인 스프링캠프에 출발하면서 올 시즌 수비에 대해 “보시면 압니다”라고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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