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천후일까, 8회 메인 셋업맨일까.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지난달 22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 스프링캠프로 떠나면서 조상우를 셋업맨으로 기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신 조상우와 대화를 통해 마무리 정해영이 마운드에 오르기 직전에 나갈지, 그 앞에도 나갈 것인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엔 전천후였다. 전임 KIA 단장은 키움 사령탑 시절 가장 중요한 순간 가장 강한 불펜투수를 기용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조상우를 6~8회에 폭넓게 기용했다. 마무리를 오히려 조상우보다 약한 카드를 가동하더라도 경기중반에 흐름을 내주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실제 정규시즌도, 포스트시즌서도 어느 정도 재미를 봤다. 무엇보다 조상우의 체력이 좋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조상우는 홍원기 감독 체제에서도 사실상 전천후에 가까웠다. 본인이 이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면 이범호 감독도 조상우를 6~8회에 폭넓게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조상우가 그럴 경우 체력 및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면 8회로 고정할 수도 있다. 선수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최대한 전략, 전술 수립에 활용한다.
결국 중요한 건 구위다. 조상우는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2019년 포심 평균 152.3km를 찍었으나 2020년엔 148.5km로 떨어졌다. 2024년엔 145.5km까지 내려갔다. 이에 대한 근본적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 샬럿 트레이드 어슬레틱스센터를 방문했다.
미리 몸을 만든 끝에 이미 이달 초 첫 불펜투구에서 포심 140km까지 나왔다. 불펜피칭을 몇 차례 더 했을 것이며, 3월 시범경기서 꾸준히 구속이 오르면 더 좋은 투구를 할 가능성도 커진다. 스피드가 구위의 모든 것은 아니지만, 구위 상승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3월 중순 개막에 맞춰 140km대 후반의 공만 뿌릴 수 있으면 8회든 6~7회든 KIA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워낙 공이 묵직하고, 팔 높이도 약간 내려간 채 투구하기 때문에 타자가 치기 까다로운 투수인 건 확실하다. 조상우가 예전의 위력을 완전히 찾으면 KIA 불펜은 작년보다 더 좋을 수도 있다.
조상우는 올 시즌을 마치면 FA다. 그리고 KIA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이기도 하다. 조상우가 그 어느 시즌보다 동기부여가 클 수밖에 없다. 이를 위해 조상우는 더 건강하게, 더 강한 공을 뿌릴 수 있어야 한다.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서 힌트를 찾았다면 스프링캠프에선 답을 향해 달려가야 한다.
정해영은 조상우 트레이드 직후 자신이 마무리 자리를 내놓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음을 털어놨다. 실제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정해영이 2연투를 한 날 정해영만큼 안정적인 조상우가 세이브를 따낼 수도 있다. 이 역시 KIA의 숨은 강점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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