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환 기자] "미국에서도 나를 보고 계신다는 것이라…"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최근 뜨거운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제2의 이종범'으로 불릴 정도로 큰 기대를 모았던 김도영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141경기에 출전해 189안타 38홈런 109타점 143득점 40도루 타율 0.347 OPS 1.067으로 역대급 시즌을 보내며 KBO리그에서 수많은 역사를 만들어낸 까닭이다.
김도영은 아쉽게 홈런 2개를 끝내 추가하지 못하면서 40-40 클럽에 가입하진 못했으나, 38홈런-40도루 기록을 바탕으로 KBO 역대 최연소 30-30 클럽에 소속됐고, 무려 143번이나 홈 플레이트를 밟으면서, 서건창(KIA)가 보유하고 있던 단일 시즌 최다 득점 기록까지 갈아치우는 기염을 토했다.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물론 정규시즌 MVP를 비롯해 수많은 시상식에서 '최고'의 자리는 모두 김도영의 것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김도영은 세계적인 무대에서도 자신의 재능이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선보이기도 했다. 김도영은 지난해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5경기에서 무려 7안타 3홈런 10타점 타율 0.412 OPS 1.503이라는 압권의 수치를 남겼고, 주목해야 할 선수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지명을 받은 트래비스 바자나와 지난해 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무려 100개 넘는 도루를 기록한 챈들러 심슨까지 모두 김도영의 발 아래에 있었다.
이러한 활약을 전 세계가 주목하는 모양새다. 현재 KIA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어바인에서 스프링캠프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CAA 스포츠'의 대표 네즈 발레로가 김도영을 보기 위해 캠프지를 방문했다. 발레로는 2023-2024년 겨울 오타니 쇼헤이와 LA 다저스의 10년 7억 달러 계약을 이끌어낸 인물. 이 계약으로 인해 발레로는 단숨에 빅리그 구단들이 가장 주목하는 '슈퍼 에이전트'로 거듭났다. 발레로는 김도영에게 "잘 보고 있다.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12일(한국시각)에는 시카고 컵스 아시아 태평양 담당 스카우트 및 사장 보좌 역할을 맡고 있는 고위 관계자와 뉴욕 메츠 소속의 관계자가 어바인 캠프를 방문했다. 컵스 고위 관계자는 여러 선수들을 두루 보기 위해 캠프를 방문했다고 밝혔으나, 시종일관 그의 시선은 야수들 쪽에 집중돼 있었다. 이는 메츠 관계자 또한 마찬가지였다.
게다가 12일에는 우연히 LA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운영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강정호가 KIA 캠프지를 방문했다가 취재진과 마주했는데, 김도영의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지금 정도만 하면 무조건 메이저리그로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다만 중요한 것은 한 시즌을 치르기 위한 루틴이다. 정립이 잘 된다면 훨씬 쉽게 메이저리그에 정착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강정호는 자신의 4년차와 비교해달라는 말에는 "김도영이 압도적"이라고 백기를 들며 "내가 4년차 때는 그 누구도 미국에 갈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음주운전으로 인해 모든 커리어가 얼룩졌지만, 메이저리그에서 4시즌 동안 46개의 홈런을 친 선수다. 음주운전 이력으로 인해 강제로 현역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게 된 까닭에 '악마의 재능'으로 불린다.
강정호를 비롯해 CAA 스포츠의 네즈 발레로와 수많은 빅리그 구단들이 김도영을 주목하고 있지만, 김도영에게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은 또 있다. 바로 전 세계에 있는 팬들이다. 2024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도영의 이름에 대해 아는 외국인들은 많지 않았을 터. 하지만 지난해 압권의 시즌을 보내고, 프리미어12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이제는 외국인들도 김도영을 알아보고 있다.
김도영은 미국에 도착한 뒤 몇몇 현지 팬들로부터 사인 요청을 받았다. 많은 팬은 아니었지만,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 팬들이 사인을 요청한 것은 분명 의미가 있다. 그야말로 김도영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인 까닭이다. 김도영도 이런 유명세가 싫진 않은 모양새였다.
김도영은 해외 팬들에게 사인 요청을 받았던 것에 대한 질문에 "일단 KIA 팬들이 어디에나 많다는 생각이 드낟. 매일매일 다른 팬분들께서 오셔서 사인을 받아가시는 것을 보면 정말 신기하다"며 "특히 미국에서도 나를 보고 계신다는 것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쑥스럽게 웃었다.
특히 김도영은 '선수'에게도 사인 요청을 받는다고. 김도영은 "지난번에도 야구를 하는 대학교 선수가 사인을 요청하더라. 이제 야구 선수들도 나를 어느 정도 안다고 느껴졌다. 때문에 더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수 있을 때까지 남은 시간은 올 시즌을 포함해 4년. 게다가 병역 문제까지 고려하면 시기는 더 늦어질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날이 김도영의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어바인(미국 캘리포니아주)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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