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질롱(호주) 심혜진 기자] KT 위즈 장성우가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에 존경심을 드러냈다.
경남고를 졸업하고 2008년 1차 지명으로 롯데에 입단한 장성우는 대형 포수 유망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그에게 높은 벽이 있었다. 바로 강민호였다. 때문에 강민호의 백업 역할만 하게 됐고, 주전 기회를 받지 못했다.
그런 장성우에게 터닝 포인트가 찾아왔다. 2015년 5월2일 KT가 2014년 1차 지명 투수 박세웅을 내주는 조건으로 장성우를 받는 5대4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하면서 인생이 완전 바뀌었다.
당시 신생팀이었던 KT 유니폼을 입은 장성우는 사실상 창단 멤버가 됐고, 안방마님의 자리에 나섰다. 한동안 하위권에 머무르긴 했지만 이강철 감독 부임 후 강팀의 면모를 갖췄다. 2021년에는 통합 우승의 기쁨도 누렸다. 2020년부터 5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도 올라섰다.
장성우는 그 사이 FA 계약도 따냈다. 2021년 우승 후 FA가 된 장성우는 4년 총액 42억원에 KT와 게약했다. 어느덧 올 시즌 FA 계약 마지막 해가 밟았다. 분명한 것은 지난 3년 동안 42억원이 아깝지 활약을 보였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성적을 보면 131경기 타율 0.268 19홈런 81타점을 마크하며 홈런과 타점에서 커리어 하이를 작성했다.
장성우는 이렇게 주전으로 성장하고 FA 계약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강민호를 꼽았다.
그는 "롯데에 있는 동안 민호 형 밑에서 7~8년 동안 백업 생활하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덕분에 KT에 와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야구하면서 롤모델이 없었는데 롯데에 딱 들어가서 생긴 롤모델이 민호 형이었다. 좋은 거, 나쁜 거 다 민호 형한테 배웠다(웃음). 솔직히 술도 민호 형한테 배웠다. 민호 형은 지금도 술을 좋아한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장성우가 인정하는 부분은 자기 관리다. 그는 "(강민호 형의) 자기 관리는 정말 독하다. 갑자기 담배를 딱 끊더라. 어느 날 갑자기 '나 이제 담배 못 피겠다' 그러더니 끊었다. 그리고 골프를 시작했다. 쉬는 날(월요일) 술을 마시는 것을 자제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야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야 한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장성우는 두 번째 FA를 맞이하지만 강민호는 무려 네 번째다. KBO 역사상 한 선수가 4번의 FA가 된 사례는 없다. 강민호가 새 역사를 쓴다.
장성우는 "내가 첫 FA 했을 때 민호 형은 이미 세 번째였다. 지금 네 번째를 생각하고 있더라. '이제 형 그만하라고, 후배들 자리 좀 비켜주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양보) 안 할 거다"고 껄껄 웃어 보였다.
강민호는 지난해 136경기 타율 0.303 19홈런 77타점 OPS 0.861로 펄펄 날았다. 이러한 활약에 힘입어 삼성은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냈다. 또 개인 통산 7번째 황금장갑도 품에 안았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꾸준히 정상급 포수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다.
장성우는 "40(세) 넘어서도 골든글러브를 탔다. 내가 민호 형 백업으로 있을 땐 잘 몰랐다. KT에 와서 1000경기 이상 주전으로 10년 가까이 뛰어보니 정말 대단한 인간이라는 게 체감하게 됐다. 아직도 하는 것도 대단하고 정말 무서운 사람이다"고 경외심을 드러냈다.
질롱(호주)=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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