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3루수의 도전' KT 황재균, 멜버른전 좌익수 첫선…팀은 4-11 패배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KT 위즈의 주전 3루수였던 황재균이 좌익수로 첫선을 보였다. 올 시즌 '슈퍼 유틸리티' 황재균을 보게 될까.

KT는 21일 호주 멜버른 볼파크에서 열린 멜버른 에이시스와의 연습경기에서 4-11로 패했다. 전날(20일) KT는 멜버른 상대로 19-3 대승을 거뒀다. 소형준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강민성이 3안타 1홈런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하지만 2차전은 투수들이 공략당하며 무릎을 꿇었다.

유준규(유격수)-천성호(2루수)-멜 로하스 주니어(지명타자)-황재균(좌익수)-강민성(1루수)-장진혁(우익수)-윤준혁(3루수)-안현민(중견수)-조대현(포수)이 선발로 출전했다.

'좌익수' 황재균이 눈길을 끌었다. KT는 비시즌 3루수 허경민을 FA로 데려왔다. 황재균과 포지션이 겹치기에 교통정리에 관심이 쏠렸고, 이강철 감독은 다양한 포지션을 실험 중이다. 스프링캠프에도 1루 미트, 2루와 3루용 글러브 2개, 외야수 글러브까지 4개를 번갈아 쓰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타석에서는 3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첫 타석 2회 초 선두타자로 등장한 황재균은 2-2 카운트에서 변화구를 잡아당겨 3루 땅볼로 물러났다. 4회초 로하스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무사 1루에서 다시 3루 땅볼을 쳤다. 6회초 무사 1루 세 번째 타석은 투수 땅볼로 아웃됐다. 7회초 2사 1루 네 번째 타석에서 풀카운트 승부 끝네 볼넷을 골라냈다. 이후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수비에 더욱 많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타구가 단 한 번 좌익수 방향으로 향하며 많은 것을 볼 순 없었다. 팀이 1-6으로 밀리던 3회말 1사에서 오원석이 평범한 좌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황재균이 타구를 잘 따라가며 안정적으로 아웃을 만들었다.

황재균은 비시즌 혹독한 체중감량을 감행했다. 옆에서 같이 훈련한 류현진도 놀랐다는 후문. 어느 포지션이라도 들어갈 수 있게 몸을 만들었다고 알려졌다. 이날 경기에서도 황재균의 날렵한 몸매를 볼 수 있었다.

호주 스프링캠프에서는 3일에 한 번씩 외야 수비 훈련을 펼쳤다. 이종범 외야·주루코치는 "동체 시력이 잘 돼야 한다. 플라이볼 잡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3일에 한 번씩 수비를 해서 머리에 입력될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황재균의 외야 출전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철 감독은 '좌익수' 황재균을 플랜B로 고려한다고 알려졌다. 주전 좌익수는 김민혁이고, 왼손 투수가 나왔을 때 플래툰 식으로 투입될 전망.

황재균의 본격적인 외야 도전은 처음이다. KBO리그에서 유격수와 1루수는 가끔 소화한 적이 있지만, 외야 출전 경험은 없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산하 트리플A팀 새크라멘토 리버 캣츠에서 좌익수 2경기 17이닝을 소화한 것이 전부다.

앞서 이강철 감독은 "포수 빼고 수비를 다 볼 수 있다. 현재 (황)재균이의 타격감이 팀에서 가장 좋다 보니 안 쓸 수가 없다"고 밝혔다. 황재균이 다양한 포지션을 오갈 수 있다면 팀의 활력소가 될 수 있다.

한편 선발투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는 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두 번째 투수 오원석은 1⅔이닝 7실점을 적어냈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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