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제1의 김석환이란 말을 듣고 싶다.”
KIA 타이거즈 왼손 거포 유망주 김석환(26)은 2년 전이던 2023년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 스프링캠프에서 기자와 인터뷰하던 당시 우와 같이 말했다. 박흥식 전 2군 감독이 붙여준 제2의 이승엽이란 별명이 싫지는 않다고 했다. 당연히 영광스러운 별명이다. 그러나 김석환은 당연히 사람들이 자신을 김석환으로 기억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김석환은 그 이후에도 김석환이란 이름 석자를 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키지 못했다. 전임감독이 과감하게 1군에서 좌익수로 쓴 것도 어느덧 3년 전이다. 2022년 4월의 그 기회를 놓치고 1군에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했다. 작년에는 1군에서 단 1경기도 나서지 못했다. 퓨처스리그에서도 49경기서 타율 0.230 5홈런 25타점 OPS 0.715로 인상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범호 감독은 예상을 뒤엎고 김석환을 올해 어바인 스프링캠프에 데려갔다. 여전히 잠재력을 인정한다는 얘기다. KIA는 최형우와 나성범을 잇는 왼손 거포 육성이 절실하다. 리그 전체를 봐도 왼손 거포의 씨앗이 말라가고 있다.
어차피 김석환이 1군에서 주전으로 뛰길 기대하긴 어렵다. 1루수와 외야수를 병행하는 게 부담스럽다는 본인의 뜻을 받아들여 외야수로만 뛰고 있다. 김석환은 1군에서 왼손 대타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현실적 목표다.
이창진, 박정우는 물론이고, 고치 2군 스프링캠프에 있다가 오키나와 캠프에 가세한 베테랑 고종욱과 김호령도 김석환의 경쟁자다. 넓게 보면 대타 롤이 있는 서건창이나 변우혁도 경쟁자다. 엔트리 한 자리를 차지하려면 무조건 방망이로 승부를 봐야 한다.
22일 일본 오키나와 코자 신킨스타디움에서 열린 히로시마 도요카프와의 대외 첫 연습경기. 김석환은 백업 위주로 나선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다. 그러나 1-9로 뒤진 8회초 무사 1루서 추격의 우월 투런포를 터트렸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3B서 과감하게 휘둘렀다.
3B는 타자에겐 유리한 상황일 수 있지만, 어지간한 확신 없이는 타격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확률상 볼넷 출루가 보통의 상황보다 훨씬 높은데, 쳐서 아웃되면 팀에 손해이기 때문이다. 안타 확률은 어차피 30%를 넘기 힘든 게 사실이다.
그러나 박빙 승부가 아닌 이상 3B 타격을 금지하는 팀은 거의 없다. KIA도 마찬가지다. 연습경기인데다 개개인의 시즌 준비 및 컨디션 점검이 중요했다. 김석환이 올 시즌 3B서도 자신 있는 코스나 구종을 확인할 경우 타격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미리 경험을 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KIA가 올 시즌 김석환에게 요구하는 건 결국 출루보다 한 방이라는 걸 감안하면, 3B 타격과 홈런은 고무적이다. 비록 KIA는 이날 대패했지만, 어차피 오랜만의 실전인 걸 감안하면 결과는 큰 의미 없었다. 김석환의 3B 타격이 통했다는 것 하나라도 건졌다면 이날 KIA는 소득 있는 경기를 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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