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사실 큰 의미 없는 논쟁이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일시귀국해 간판스타 김도영(22)의 올 시즌 타순이 확정된 건 아니라고 했다. 3번 타자가 가장 잘 어울리지만, 1~2번 타자들의 컨디션에 따라 변경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물론 지극히 원론적인 얘기다. 김도영은 올 시즌에도 작년처럼 붙박이 3번타자가 유력하다. 엄밀히 말해 김도영이 2번을 쳐도 장점이 있고, 3번을 쳐도 장점이 있다. 그냥 김도영이란 존재 자체가 KIA 타선의 축복이다.
사실 진짜 중요한 건 김도영 다음 타순에 들어가는 4~5번타자들과의 시너지다. 중심타선의 위력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이범호 감독의 디시전이다. 작년 4번타자는 ‘타격장인’ 최형우였다. 올해도 최형우는 4번을 칠 자격이 충분하다.
그런데 KIA에 메이저리그 88홈런짜리 거포 패트릭 위즈덤이 입단했다. 전형적인 4번타자 스타일. 실제 이범호 감독도 4번타자 기용을 고려한다고 했다. 이범호 감독이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위즈덤을 내보낼 경우, 어느 타순에 들어갈 것인지가 최대 관건이다. 일단 위즈덤은 22일 히로시마 도요카프전엔 결장했다.
일반적으로 김도영~위즈덤~나성범 혹은 최형우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구축이 예상된다. 나성범과 최형우의 컨디션에 따라 5~6번은 시즌을 치르면서도 유동적일 수 있다. 최형우가 3년 전 전임감독 부임 때부터 노래하던 ‘6번타자 희망’이 4년만에 현실화될 수 있다. 그동안 나성범의 각종 부상 공백에, 최형우 본인이 너무 잘한 나머지 6번 최형우는 사치로 여겨졌다.
42세의 베테랑이다. 올 시즌이 끝나면 또 한번 FA 자격을 얻는 선수이기도 하다. 최형우가 어바인 출국 전에 말하던, 이젠 KIA 타선이 미래를 감안할 때 최형우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릴 필요는 있다. 위즈덤이 입단한 올해가 기회다.
최형우를 논외로 친다면, 역시 위즈덤과 나성범의 컨디션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나성범 역시 일단 히로시마전에 결장했다. 이범호 감독은 두 사람이 출전을 요청하면 잔여 오키나와 네 차례 연습경기에 내보낼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국내 시범경기까지. 앞으로 정규시즌 개막전까지 14차례의 테스트 기회가 있다. 나성범은 3년만에 개막전을 치르기 위해 컨디션을 올리고 있다. 위즈덤도 KBO리그에 충분히 적응할 시간은 필요하다. 특히 위즈덤은 미국보다 느린 KBO리그 투수들의 공에 타이밍을 맞추는 게 관건이다. 이게 되기 시작하면 유인구를 확실하게 골라내기 시작하면서 홈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세 사람이 혹시 나란히 30홈런 이상 친다면, KIA는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40홈런), 홍현우(34홈런), 양준혁(32홈런)에 이어 26년만에 30홈런 트리오를 배출하게 된다. KBO리그 역사에도 30홈런 트리오는 많지 않다. KIA는 이후 2009년에 김상현(36홈런)-최희섭(33홈런)이 30홈런 듀오를 배출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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