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타이난(대만) 김진성 기자] “벤치클리어링을 TV로 보고 있으니…”
NC 다이노스 간판스타 손아섭(37)이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각) 스프링캠프지 대만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야구훈련센터에서 대뜸 위와 같이 얘기했다. 작년 7월4일 창원 SSG 랜더스전서 수비하다 무릎 후방십자인대 파열로 이탈한 날, 사실 연장 10회말 직후 벤치클리어링이 있었다.
SSG 외국인투수 드류 앤더슨이 김성욱 타석에서 강하게 소리치자 NC 외국인투수 다니엘 카스타노와 카일 하트가 불만 섞인 표정으로 대응했다. 결국 양 팀 일부 국내선수들까지 흥분했다. 이로 인해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졌을 때, 무릎이 아픈 손아섭은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병원에서 TV 중계만 지켜본 듯하다.
손아섭은 “벤치클리어링이 있었다. 많은 일이 있었는데 현장이 아닌 TV로 보다 보니까. 좀 미안한 마음은 확실히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고참이라는 건 다른 게 없다. 벤치클리어링이 일어났을 때 선수들 대신해서 상대와 싸워주고, 후배들에게 방패막이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연패 때 조금 더 분위기가 처지지 않게끔 하는 게 고참이 역할이다”라고 했다.
NC는 젊은 선수가 많은 팀이다. 그래서 손아섭 같은 고참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는 “우리 팀은 어리다. 다들 어리기 때문에 기싸움이 필요할 때 주눅들고, 기 죽고 그런 부분이 보였다. 그런 게 조금 마음이 아팠다”라고 했다.
손아섭은 무릎 부상으로 2개월 넘게 결장하면서 2016년 롯데 자이언츠 시절부터 이어오던 연속시즌 150안타를 8년으로 마쳤다. 이게 아쉽다고 솔직하게 말했으나 100안타를 못 친 것에 대해선 아쉽지 않다고 했다. 3000안타를 목표로 뛰는 건 맞지만 아직 멀었다며 자신을 객관화했다.
오히려 손아섭은 순위다툼이 극심했던 시기에 고참 역할을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팀과 후배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그는 “야구인생을 조금 돌아본 시간이 됐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런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라고 했다.
지나간 일은 지나간 것이다. 여전히 NC는 젊은 팀이고, 올해도 5강 싸움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손아섭이 작년에 제대로 못한 고참 역할을 올해 잘하면 된다. 올 시즌을 알차게 보내면 4년 64억원 FA 계약을 마치고 다시 FA 자격을 얻는다.
타이난(대만)=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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