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 정도면 3월22일 개막전 선발로 나가도 무방해 보인다. KIA 타이거즈 새 외국인투수 애덤 올러(30)가 또 한번 좋은 투구를 했다.
올러는 3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볼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에 나섰다. 선발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했다. 투구수는 31개였다. 포심 최고 153km, 평균 151km였다. 포심을 19개 구사했고, 커브, 체인지업, 슬러브(KIA가 제공한 투구 분석표에는 스위퍼로 표기)를 섞었다.
올러는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전서 구원 등판해 2이닝 2탈삼진 무실점하며 첫 선을 보였다. 당시에도 포심 최고 153km를 찍었다. 정규시즌 개막 후 1~2km라도 더 나오면 더더욱 위력적일 것으로 보인다. 아직 2이닝에서 투구수를 많이 올리지는 못해서, 시범경기서 예열 과정이 필요하다.
시범경기 개막을 닷새 앞둔 시점에서, 올러가 이범호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할 듯하다. 지금 페이스, 경쟁력이라면 22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을 책임져도 무방할 듯하다. 아무래도 지금까지는 제임스 네일의 개막전 등판이 유력해 보였다. 그러나 올러 역시 에이스 롤을 맡아도 손색없는 투구를 선보였다. 오히려 이날 두 번째 투수로 나선 네일은 강민호에게 결정적 그랜드슬램을 맞는 등 부진했다.
올러의 가치가 빛나는 건 역시 슬러브다, 스위퍼와 달리 종으로 떨어지는 움직임이 있다. 스위퍼가 주로 횡으로 움직인다면, 올러의 슬러브는 종과 횡의 움직임을 모두 보여준다. 주로 우타자 상대 바깥으로 사선을 긋는 궤적이었다. 그런데 좌타자 상대로도 슬러브를 뚝 떨어뜨리며 ‘편식’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올러의 슬러브는 메이저리그에서도 검증됐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뛰면서 피안타율 0.136에 그쳤다. 2023년에는 0.270이었으나 작년엔 더 위력적이었다. 구종가치도 4였고, 헛스윙 유도율은 32.9%였다.
삼성 유튜브 채널 Lions TV를 통해 경기를 중계한 메이저리거 1세대 출신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올러의 슬러브를 보고 감탄했다. 투수 전문가답게 세밀하게 분석했다. 올러의 슬러브가 종의 움직임이 많다는 점부터, 포심과 팔 스피드가 똑같아서 타자들이 구별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타자 기준 가슴 부근에서 뚝 떨어지니 방망이가 안 나갈 수가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올러의 과감한 몸쪽 승부도 좋다고 평가했다. 그만큼 커맨드와 제구력도 괜찮다는 얘기다.
김선우 위원의 평가를 종합하면 올러의 슬러브가 올 시즌 빅이슈가 될 수 있다. 포심이 150km대 초반인데 슬러브가 130km대로 구사하니 타자들로선 움직임을 따라가기도 힘든데 타이밍을 잡기도 어려울 전망이다.
올러는 앞으로 이닝 소화능력, 나아가 시즌을 치르면서 슬러브의 움직임이 타자들에게 간파 당했을 때 대응능력 등을 지켜봐야 할 듯하다. 네일은 위력적인 투수지만, 사실 이닝소화능력이 그렇게 좋은 투수는 아니다. 올러가 이 부분까지 보완한다면 올해 KIA 외국인 원투펀치는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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