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일단 조상우는 8회에만 나갔다.
KIA 타이거즈의 올 시즌 9시 야구는 근래 구단 역사상 가장 든든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현식이 FA로 LG 트윈스로 이적했지만, 키움 히어로즈에서 조상우를 영입했다. 조상우가 정상적으로 기량을 발휘하면 장현식이 있을 때보다 불펜의 전체적 위력이 좋아질 것이라는 게 KIA의 판단이다.
이범호 감독은 일단 큰 틀에서 교통정리를 완료했다. 마무리는 정해영으로 간다. 정해영이 2021년부터 꾸준히 마무리를 맡아온 반면, 조상우는 키움 시절 6~9회를 폭넓게 오갔다. 익숙함을 흔들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정해영에 대한 예우이자, 조상우 활용도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다.
결국 이범호 감독에게 남은 결정은 조상우와 기존 메인 셋업맨 전상현에 대한 배치다. 큰 틀에서 보면 조상우와 전상현은 그동안 같은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전상현은 주로 7~8화에 고정되는 경우가 많았고, 조상우는 위에서 거론했듯 기용 가능한 범위가 넓다.
선수에게 물어보면, 십중팔구 어떤 역할이든 도맡을 수 있다고 말한다. 단, 사령탑 입장에선 필승계투조 가동에 대한 원칙을 확실하게 세우고 시즌에 들어가는 게 마침맞다. 물론 개개인의 컨디션과 연투 여부, 데이터에 따라 세부 기용방침이 계속 바뀔 수는 있다. 그렇다고 해도 뉴 트리플J(정해영-조상우-전상현)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방정식을 구축해놓는 것과 아닌 것은 차이가 있다.
오키나와에서 연습경기 5차례, 국내 시범경기 10차례가 준비됐다. 오키나와 연습경기를 마쳤으니 3분2지점이 흘렀다. 현재 이범호 감독은 선발, 중간할 것 없이 개개인의 투구수를 올리는데 집중한 흔적이 보인다.
단, 필승계투조의 경우 스코어에 관계없이 내보내되 순서는 나름대로 정립을 했다. 조상우는 지난달 25일 한화 이글스전(1이닝 2피안타 무실점, 17구, 포심 최고 144km)과 3일 KT 위즈전(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20구, 최고 145km)에 각각 나섰다. 전상현은 지난달 27일 LG 트윈스전(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 20구, 최고 145km)에 나갔다.
조상우는 두 경기 모두 8회에만 나갔다. 그리고 9회는 모두 정해영이 나갔다. 전상현이 나간 한 경기는 9회였다. 정해영은 등판하지 않았다. 결국 이범호 감독은 일단 8회 조상우~9회 정해영 순번만 지킨 셈이다.
이것이 최종확정은 아니다. 결국 전상현까지 함께 등판하는 경기의 순번을 봐야 할 듯하다. 전상현이 8회에 나오면 조상우가 7회에 나갈 수 있고, 조상우는 그것보다 더 빠른 타이밍에 나갈 수도 있다. 이범호 감독은 이런 디테일을 조상우의 의견까지 청취해서 결정할 계획임을 일찌감치 밝혔다.
조상우와 전상현, 정해영 모두 오키나와에서 컨디션은 괜찮아 보였다. 구속은 시범경기를 거쳐, 3월에도 계속 조금씩 오를 수 있다. 조상우의 경우 트레드 어슬레틱센터에서 투구 매커닉을 다듬고 돌아왔다. 스피드를 떠나 구위가 상당히 좋다는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전상현 역시 지난 시즌 중반 구승민과 김원중(이상 롯데 자이언츠)의 도움으로 포크볼 그립을 바꾸면서 업그레이드됐다. 풀시즌 뉴 포크볼러의 행보를 지켜봐야 한다.
KIA 팬들은 9시 야구를 잘 감상하기만 하면 된다. 이범호 감독이 풀어놓을 즐거운 방정식을 기대하면서.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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