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일반
14억 인도시장, 삼성·LG전자 실적 '고공행진'
스마트폰부터 가전까지 인도 시장 공략 속도
IPO 앞두고 인도 찾은 LG 구광모…'골든타임' 언급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국내 가전업계 양대산맥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4억 인구' 인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양사의 핵심 수뇌부들은 인도 내 각 사업장과 R&D(연구개발) 센터를 직접 방문해 점검하는 등 현지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가전제품에서 북미·유럽지역의 매출 비중이 높았지만 최근 인도의 성장세를 주목하고 있다. 특히 양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라 관세 부과, 중국 규제 등 리스크가 커진 상황에서 인도는 비교적 리스크에서 안전하고 글로벌 생산기지로서 장점을 갖췄다는 점에 착안해 양사는 생산 현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가 공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 인도법인은 지난해 매출 17조490억원, 순이익 1조408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각각 12%, 22% 증가했다. 2022년 순이익(5085억원)과 비교하면 지난해 순이익은 2년 만에 3배 가까이 늘었다.
1995년 인도에 처음 진출한 삼성전자는 현재 수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와 스리페룸부두르에서 생산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 중 노이다 공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냉장고 등을 생산 중이다. 또 연구개발(R&D)센터, 삼성반도체인도연구소(SSIR), 디자인센터 등도 운영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약 1만8000명의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인도법인 수익성이 급증한 배경으로는 인도 중산층 증가와 프리미엄 가전제품 수요 상승이 꼽힌다. 시장에서는 인도가 14억명 이상의 인구를 가졌지만 가전제품 보급률이 낮아 내수 잠재력이 크고 프리미엄 제품군 수요도 늘고 있어 가전 시장 규모가 점점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 스마트폰 시장 출하량은 1억5300만대에 달했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9% 증가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도의 높은 성장 잠재력을 확인한 삼성전자 경영진은 강력한 내수를 바탕으로 가전·스마트폰 수요가 급증하는 인도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의 첫 인도 생산기지인 노이다 공장을 찾아 현지 임직원을 격려하고 사업 전략을 점검했다. 당시 한 부회장은 인도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 중 하나로 삼성에 큰 기회를 제공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인도 경제 및 인구 확대는 소비시장 성장으로 이어졌고 삼성·LG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주요기업 인도법인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중국산 저가 공세 등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프리미엄 TV, 가전 라인업 확대 등 차별화 전략을 바탕으로 수익성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보급률이 낮은 인도가 14억 이상의 인구를 바탕으로 한 내수 잠재력이 크고,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도 늘고 있어 가전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019년 110억달러(약 15조8000억원) 규모였던 인도 가전 시장은 올해 210억달러(약 30조16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는 LG전자 역시 인도에서 사상 처음으로 매출 3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LG전자는 세계 최대 잠재시장인 인도서 '제 2의 도약'을 위한 미래전략 점검에 한창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달 24일 나흘간 인도를 방문해 인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벵갈루루와 수도 뉴델리를 찾아 R&D·생산·유통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의 경쟁력을 점검하고 현지 직원들과 만났다.
구 대표는 가장 먼저 뉴델리에 위치한 LG전자 노이다 생산공장을 방문해 인도 시장의 변화 상황과 생산 전략 방향을 점검했다. 구 대표는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 등 가전 생산라인을 살펴보며 중국 기업과의 차별화 전략과 지속 가능한 1등이 되기 위한 방안을 준비하고 실현해줄 것을 당부했다.
1997년 인도에 진출한 LG전자는 지난해 말 인도증권거래위원회에 인도법인을 상장하고 지분 15%를 매각하는 상장예비심사서류를 제출했다. LG전자가 올해 상반기 중 기업공개(IPO)에 나서고 이를 통해 10억~15억달러(1조4000억~2조1000억원)를 조달하려 한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LG전자 인도법인 매출액 역시 상승세다. 2018년 2조4703억원에서 2023년 3조39억원으로 33.6% 늘었다. LG전자는 1997년 인도법인을 설립한 뒤 노이다와 푸네 공장 등에서 세탁기와 냉장고 등 가전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는 노이다, 푸네 등에 이어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주에 2026년 말 가동을 목표로 세 번째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구 대표는 LG Soft India 법인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연구소에서 글로벌 R&D 거점인 인도의 경쟁력과 미래를 위한 글로벌 R&D 전략을 구상했다. 인도 IT 산업은 GDP의 7%를 차지하는 핵심 성장 동력이다. 인도 소프트웨어연구소는 LG가 해외에서 운영하는 연구소 중 베트남 R&D법인(차량용 SW 솔루션 등 개발)과 함께 규모가 가장 크다. 이 연구소에는 2000여 명의 현지 개발자가 한국 본사의 가이드를 바탕으로 협업을 통해 webOS 플랫폼, 차량용 솔루션, 차세대 SW 등을 개발하고 있다.
LG는 가전뿐 아니라 배터리, 화학, 에너지 분야에서도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LG화학은 올해 신규 공장을 가동하며 고성장 중인 인도 석유화학 시장에 대응하고 LG에너지솔루션은 초기 단계인 인도 배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을 구체화 해 나가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1월 CES2025에서 "LG전자의 인도 법인 IPO 추진은 인도 시장의 잠재력을 보는 것으로 인도에서 사랑받는 국민 브랜드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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