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심혜진 기자]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류지현(54) 감독이 팬들과 소통에 나섰다. 이번 대회선 세대교체가 아닌 성적을 내겠다는 출사표를 전했다.
류지현 감독은 4일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유튜브 채널 '크보 라이브'에 출연했다.
첫 순서로 WBC 대표팀 전력 구상 방향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이 중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것은 선수단 구성이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발언이 그 시작이었다.
이정후는 최근 미국 캠프에서 "대표팀은 경험을 쌓으러 가는 것이 아니지 않나"라며 "정말 그해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수들이 가서 나라를 걸고 싸우는 것인데,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낸 선배가 있음에도 세대 교체라는 명분 하에 어린 선수가 나간다"고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나는 선배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좋다. 어렸을 때부터 함께 야구를 해왔다. 프리미어12 때부터 세대 교체가 진행 중이다. 그런데 나는 너무 젊은 선수들로만 대표팀이 구성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이정후가 용기내자 베테랑 선수들도 힘을 보탰다.이정후가 용기내자 베테랑 선수들도 힘을 보탰다. 류현진(한화 이글스)과 양현종, 김광현이 대표적이었다.
류현진은 "대회를 앞둔 직전 시즌에 가장 좋았던 선수들이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승리하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며 "저도 올해 성적을 끌어 올려서 인정받을 만큼 성적이 나오면 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뽑아주면 당연히 WBC에 나갈 것"이라며 "이제 제가 뽑히면 같이 나가기 위해 한 명씩 꼬실 계획이다. 성적이 좋았는데 안 나가려고 하는 선수가 있다면 열심히 꼬시겠다"고 밝혔다.
양현종은 "실력으로서 떳떳하게 대표팀에 뽑힌다면 나가고 싶은 것이 맞지만, 나가기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 (류)현진이 형이랑 어렸을 때 이후 같이 못 했는데, 나이를 먹으면서 한 번 더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마음속에 있는 것 같다"며 "대표팀에 발탁이 됐을 때 가기 싫다는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몸이 되고 실력이 되고 대회 나가서 싸울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다면, 언제든 나가서 열심히 잘 던질 수 있다는 생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광현 역시 "이번 시즌 대표팀에 대한 언급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야구를 잘했으며 좋겠다. 첫 번째는 '얘 안 데리고 가면 안 돼'라는 생각이 들게끔 성적을 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정후도 맞는 말을 했던 것 같다. 제가 좋은 성적을 내고 뽑힌다고 하면 진짜 신중하게 고민할 것 같다"고 했다.
류지현 감독도 화답했다. WBC 예선전 전력분석을 위해 출국길에 오른 류 감독은 "이정후에게 고마웠다"면서 최정예 대표팀을 꾸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러한 발언이 계속해서 나온 이유는 최근 대표팀의 부진한 성적 때문이다. 한국은 2013년부터 WBC 세 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으로 체면을 구겼다. 여기에 지난해 11월 열렸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대회에서는 사상 첫 조별 라운드 탈락이라는 굴욕을 안았다. 점차 아시아 야구에서도 성적이 하락하는 분위기다.
한국 야구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내년 열리는 WBC에서 자존심 회복에 나서야 한다. 그래서 선발 과정이 더 중요해졌다.
이에 류지현 감독은 확실한 선발 기준을 밝혔다. 크보 라이브에 출전한 류 감독은 "베테랑 선수, 이정후 멘트도 나왔다. 나이 제한을 두고 젊은 선수로 꾸려가지 않겠냐 하시겠지만 전혀 그러지 않을 것이다. 아시안게임, APBC는 나이 제한이 있었지만 WBC는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2025년 성적이 기준점이 될 것이다. 기존에 꾸준하게 잘해왔던 선수가 부상 없이 시즌 끝내줬으면 한다. 새로운 젊은 선수가 나와서 신구 조화가 된다면 기쁘게 선발할 것이다. 베테랑도 건강하게 시즌 마친다면 베스트 엔트리 꾸리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류현진 김광현 양현종 선발에 대해서는 "특정 선수를 말할 수는 없지만 경쟁력 있는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자기 역할을 해준다면 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선수들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류 감독은 "이정후는 내가하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해줬다. 그래서 고맙다는 표현을 썼다"며 "류현진같이 나라를 대표할 수 있는 선수들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은 대표팀 전체로 봤을 때 긍정적인 신호다"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또 "시즌 전 3월에 열리는 대회이기 때문에 부상에 대한 부분을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적극적인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어서 좋은 영향력을 기대한다"고 웃어보였다.
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