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수원 김경현 기자] "직구를 던질 때가 한 10% 정도 되는데 높은 직구를 던진다 하더라고요"
KT 위즈 '4번 타자' 장성우가 LG 트윈스 '에이스' 요니 치리노스를 상대로 결승 투런포를 때려냈다. 우타자에게 까다로운 구질을 구사하는 만큼 쉽지 않았을 터. 장성우는 전력 분석의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KT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시범경기 LG와의 홈 경기에서 5-1로 승리했다. 4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전한 장성우는 결승 투런 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1홈런 1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첫 타석은 맥없이 물러났다. 1회말 2사 1루에서 장성우는 5구 만에 2루수 땅볼로 아웃됐다.
팀이 0-1로 뒤진 4회말 선두타자 로하스가 좌측 펜스를 원 바운드로 맞히는 2루타를 쳤다. 허경민이 2루 땅볼을 쳤고 로하스는 3루로 향했다. 1사 3루에서 장성우와 치리노스의 승부. 장성우는 1구 포크볼 헛스윙, 2구 투심에 파울을 내며 2스트라이크로 몰렸다. 3구 포크볼이 볼이 됐고 4구 투심은 파울로 걷어냈다. 5구 높은 몸쪽 직구가 들어오자 장성우의 방망이가 거침없이 돌았다. 이는 비거리 115m짜리 투런 홈런이 됐다.
치리노스는 메이저리그 통산 75경기 20승 17패 평균자책점 4.22를 기록한 투수다. 염경엽 감독이 "볼의 움직임이 좋고 제구력도 영상으로 봤던 것보다 훨씬 더 좋다. 구속도 150km까지 나올 것 같다. 충분히 15승 정도 할 수 있는 투수라고 생각한다"고 에이스로 점찍었을 정도. 경기 전 이강철 감독도 치리노스의 구위에 혀를 내둘렀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장성우는 "치리노스가 투심하고 슬라이더, 포크볼 이렇게 떨어지는 공이 첫 타석부터 많이 좋아 보였다. 떨어지는 공으로만 승부해서 다 커트했다. 하이볼을 계속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직구를 던질 때가 10% 정도 되는데 높은 직구를 던진다 하더라. 그것도 있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반응을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3회까지 치리노스는 1피안타로 완벽에 가까웠다. 허경민의 안타를 제외하면 외야로 향하는 공도 없었다. 4회에 장타 2개와 볼넷을 허용했다. 뭔가 달랐을까. 장성우는 "크게 다른 건 없었다"면서 "우타자들이 공략하기가 까다롭다. 투심이 영상에서 보던 것보다 무브먼트도 좋았고 치기 쉽지 않겠더라. 왼손들은 그래도 오른손 타자보다는 공략하기가 조금 편한 것 같다. 로하스가 쳐줘서 찬스가 생겼다"고 했다.
클러치 상황에서 유독 강하다. 무주자 시 타율이 0.232인데 반해 유주자 시 0.303까지 훌쩍 뛴다. 비결을 묻자 "상황에 맞는 타격을 많이 하려고 한다"며 김택연(두산 베어스)의 예를 들었다.
장성우는 "김택연을 보면 수직 무브먼트가 좋아 공이 떠오르는데, 밑에서 위로 퍼 올리면 안 된다. 이런 것처럼 상황에 맞는 타격을 많이 하려고 한다. 그러다 보니 주자가 있거나 클러치 상황에 타점이 많이 나오고 집중력도 생기고 결과가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올해 KT는 훌륭한 스프링캠프를 보냈다. 호주 질롱부터 일본 오키나와까지 따뜻한 기후 속에서 몸을 만들었다. 이강철 감독은 "날씨가 우리를 따라다닌다"며 흡족해했다. 덕분인지 선수들의 부상도 없다. 올해는 드디어 '슬로우 스타터'를 벗어날 것이란 전망이 파다하다.
장성우는 "그거 저희 금기어다"라며 웃었다. 이어 "선수들끼리 매년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 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계속 지더라. 중반쯤 돼서 감독님이 '편하게 해라. 부담 갖지 말고'라고 하면 꼭 올라가더라"라며 "감독님도 그 이야기 이번 캠프 때는 절대 안 꺼내셨다. 선수들끼리도 그런 이야기 거의 안 한다"고 답했다.
인터뷰 말미에 장성우는 "오원석이 10승 하면 우승합니다"라고 말하고 자리를 떠났다.
수원 =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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