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경현 기자] "한 템포 늦춘다"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좌완 최채흥에게 시간을 주기로 했다. 단순한 몸 만들기를 넘어 피치 디자인까지 새롭게 짜려고 한다.
2018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최채흥은 통산 117경기에서 27승 29패 평균자책점 4.59를 기록했다. 2018년 데뷔 시즌부터 4승 1패 평균자책점 3.21로 가능성을 보였다. 2020년 11승 6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 당시 토종 투수 평균자책점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2021 시즌을 마치고 상무에서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2023년 1군에 복귀했지만 1승 7패 평균자책점 6.68로 부진했다, 지난 시즌 역시 14경기에서 승패 없이 1홀드 평균자책점 6.30에 그쳤다.
시즌 종료 후 삼성은 최원태와 4년 총액 70억원에 계약을 맺었고, 최채흥은 최원태의 보상선수로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당초 유력한 5선발 후보로 거론됐으나, 염경엽 감독은 퓨처스리그 트리플크라운에 빛나는 송승기를 5선발로 낙점했다.
이후 염경엽 감독은 최채흥을 불펜으로 쓴다고 밝혔다. 시범경기에서도 구원 투수로 2경기에 등판, 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13일 경기 전 염경엽 감독은 "최채흥은 좀 더 해야 될 것 같다. 당장보다는 길게 볼 것"이라며 "한 템포 늦춰서 선발로 만들어서 나중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발, 중간 올 시즌은 다 보고 있다"며 쓰임새를 암시했다.
단순한 선발 뎁스 확충용 결정은 아니다. 염경엽 감독은 "공을 1이닝씩 던지는 것보다는,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는 긴 이닝을 던져야 한다. 피치 디자인을 바꿔서, 투수코치와 이야기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런 부분을 선발을 하면서, 90개 가까이 (공을) 던지면서 테스트도 해보고, 느껴보고, 결과도 보라고 선발로 돌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염경엽 감독의 말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최채흥은 앞으로 긴 이닝을 준비한다. 단순히 투구 수를 늘리는 작업은 아니다. 많은 공을 던지면서 자신의 투구를 재정립하라는 뜻에 가깝다.
앞서 염경엽 감독은 최채흥에게 강약 조절과 자기 공에 대한 객관화를 언급한 바 있다. 최근 2년간 부진한 만큼 다시금 자신의 투구를 돌아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주기 위해 긴 이닝을 던져보라는 것.
LG에서 첫 시즌, 최채흥은 더욱 큰 그림을 그릴 시간을 얻었다. 담금질을 마친 뒤 어떤 피칭을 선보일까.
대구=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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