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신인인데, 여유가 있어요.”
키움 히어로즈 좌완 특급신인 정현우(19)는 13일 시범경기 인천 SSG 랜더스전서 또 잘 던졌다. 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사사구 무실점했다. 시범경기 2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 7이닝 7탈삼진 무실점 고공행진이다. 포심 145km 수준에, 포크볼과 슬라이더, 커브의 구종가치도 수준급이다. 커맨드와 제구력이 되는 신인이다.
그런데 이날 압권은 따로 있었다. 4-0으로 앞선 3회말 1사 2루였다. 2루 주자 안상현이 풀카운트서 3루 도루를 시도했다. 그러나 정현우는 박지환과 승부를 하면서도 안상현의 움직임을 미리 체크하고 있었다. 물론 벤치에서의 외침이 있었을 것이다. 정현우는 순간적으로 고개와 다리를 돌려 3루에 송구했고, 완벽한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이후 박지환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만약 정현우가 안상현을 제어하지 못했다면 실점이었다. 그만큼 투수에겐 주자 견제능력이 중요하다는 게 증명된 사례다. 투수가 평균자책점을 관리하려면 이런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다.
프로 밥을 몇 년 먹은 투수들도 이게 쉽지 않다. 아무리 주위에서 소리를 쳐도 타자와의 승부에 집중하면 안 들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정현우는 확실히 여유가 있다. 고교 시절에도 공만 잘 던지는 게 아니라 주자견제능력이 좋다는 평가가 많았다. 실전서 입증했다.
홍원기 감독은 14일 시범경기 인천 SSG전을 앞두고 “경기운영 능력을 확인을 하려고 했다. 어린 나이 답지 않게 마운드에서의 침착성, 수비 능력, 주자를 억제하는 홀딩 능력 등 여러 확인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라고 했다.
선수에게 칭찬을 경계하지만, 안 할 수 없었다. 홍원기 감독은 “보통 신인이나 저연차 투수들은 타자보고 공 던지기에, 스트라이크 던지기에 급급하다. 송성문의 사인도 있긴 했지만 그래도 주자를 묶을 수 있는 여유를 가지고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홍원기 감독은 “대만에서도 그런 부분을 얘기를 한 것이다. 2루와 3루 등 주자들도 항상 체크해야 한다고. 안 좋은 습관이 나타나면 바로 피드백을 해주니까, 어린 선수인데 여유가 있는 건 또래 선수와 확실히 다르다”라고 했다.
정작 송성문은 좀 다른 얘기를 했다. 자신이 사인을 준 게 아니라 정현우의 판단이 좋았다고 후배를 치켜세웠다. 송성문은 “주자가 계속 미리미리 움직였어요. 그래도 현우가 신인인데 여유가 있는 것 같다.
확실히 신인답지 않다. 공은 솔직히 아직 모르니까 쳐보지도 않았고. 1년을 겪어보지도 않았으니까 모르는데 마운드에서 여유나 제구 잡는 것도 그렇고. 확실히 최근에 본 신인보다 좀 뛰어난 것 같다”라고 했다.
확실히 키움에 물건이 등장했다. 정현우를 지켜봐야 한다.
인천=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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