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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하영 기자] 그룹 르세라핌이 라이브 무대를 선보인 가운데 K팝의 변화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르세라핌은 지난 16일 SBS '인기가요' 무대에서 타이틀곡 'HOT'을 라이브로 소화하며 논란을 정면 돌파하려는 의지를 보였다.
특히 멤버 허윤진이 노래를 부르는 과정에서 웃음소리가 섞이거나 애드리브에서 기존 음원과 다른 음을 내며 라이브임을 인증했다. 이는 최근 K팝 시장에서 꾸준히 제기된 '아이돌 라이브 논란' 속에서 중요한 흐름으로 해석된다.
르세라핌은 지난해 4월 미국 최대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 무대에서 라이브 실력을 두고 혹평을 받은 바 있다. 이후 리더 김채원은 미니 4집 '크레이지'(CRAZY)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코첼라 무대가 굉장히 아쉬운 부분도 많았고, 우리도 모르게 흥분해 페이스 조절을 못 했던 거 같다. 그런 점이 부족했던 거 같고 앞으로 더 배우고 경험해야 하는 게 많다는 생각이다"고 인정하며 성장의 계기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후 르세라핌은 라이브 실력을 둘러싼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이번 활동을 통해 점차 실력을 증명하며 성장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멤버 허윤진 역시 지난 17일 팬 커뮤니티 플랫폼 위버스에 "나는 1년 전의 내가 아니다"며 "기억에 남는 것은 파도처럼 밀려왔던 수치심과 의심, 질투와 공허함. 새벽까지 댓글과 알고리즘에 갇혀 '보면 좋을 게 없어'라고 생각하면서도 누군가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간절했던 밤을 기억한다. '살아남는다'는 것은 나 자신이 무너지는 것을 허락하는 일이었다"고 지난 1년 동안 힘든 시간을 겪으며 깨달음을 얻었다고 전했다.
최근 K팝 무대는 퍼포먼스를 강조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상대적으로 라이브 실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하지만 최근 '라이브를 잘하는 아이돌'이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블랙핑크, (여자)아이들, 엔믹스, 베이비몬스터, 방탄소년단 정국, 세븐틴, 데이식스, 보이넥스트도어, 르세라핌과 마찬가지로 코첼라에서 라이브 논란을 겪었던 에스파까지도 많은 아이돌들이 라이브 무대를 강화하며 팬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해외에서도 라이브 논란은 존재한다. 밴드 마룬 5의 애덤 리바인은 컨디션에 따라 라이브 실력이 달라 '주사위형 가수'라는 별명이 붙었지만,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라이브 무대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에서도 박진영이 청룡영화상 무대에서 라이브 논란을 겪은 후 KBS2 '더 시즌즈 – 악뮤의 오날오밤'에서 "핑계를 댈 수 없어서 아무 말도 안 했다. 그래서 똑같은 무대를 다시 했다"라고 말하며 직접 실력을 재증명한 바 있다.
또한 장르는 다르지만 베를린 필하모닉의 스타 호른 주자 슈테판 도어는 '좋은 호른 연주자가 되기 위한 두 가지 법칙'으로 "'음 이탈'에 두려움을 갖지 않는 것"과 "지나간 실수는 잊어버리는 것"이라고 답했다.
다만, 르세라핌의 이번 라이브가 완벽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두려움을 떨쳐내고 라이브 무대에 도전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완벽한 가창력보다도 '어떤 무대에서도 라이브를 고수하는 태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으며 K팝이 한 단계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는 K팝 시장이 퍼포먼스와 비주얼뿐만 아니라 '실력'까지 갖춘 아티스트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다. 한 가요 관계자는 "팬들은 물론 업계 관계자들까지도 무대에서 핸드 마이크를 사용하는지 여부를 체크하며, 라이브 실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가창력을 갖춘 팀이 K팝 시장에서 더욱더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K-POP이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라이브 공연을 더욱 중요시하는 흐름을 보이는 만큼, 르세라핌을 비롯한 4~5세대 아이돌들도 라이브의 중요성을 점점 더 인식하고 있다. 앞으로 많은 아이돌들의 향상된 라이브 실력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하영 기자 hakim01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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