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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믿음 얻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
롯데 자이언츠 정철원은 25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 팀 간 시즌 1차전 원정 맞대결에 구원 등판해 1이닝 동안 2탈삼진 무실점의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지난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지명을 받은 정철원은 군 복무를 마친 2022년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았다. 그리고 58경기에서 4승 3패 23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3.10이라는 엄청난 성적을 남기며, 생애 단 한 번 밖에 손에 넣지 못하는 '신인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정철원은 이듬해에도 셋업맨과 마무리 자리를 오가며 7승 6패 11홀드 13세이브 평균자책점 3.96으로 활약했는데, 지난해 시즌 초반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필승조' 역할에서 밀려났다. 이에 샐러리캡에 여유가 없던 롯데는 2024시즌이 끝난 뒤 불펜 보강을 위해 트레이드 대상을 물색하던 중 두산과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졌고, '1라운더' 김민석을 포함해 3명의 선수를 내주는 대가로 정철원을 품에 안았다.
지난해 한차례 추락을 경험했던 탓일까. 정철원은 시범경기임에도 불구하고 첫 등판에서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하며 마운드를 내려오며 기쁜 마음을 드러냈다. 이튿날 김태형 감독은 "가장 중요한 것은 부담이랄까, 마운드에 올라서 더 잘 던지려고만 하지 않으면 될 것 같다. 자신의 공만 던지면 될 것 같다"며 마운드에서 포효했던 장면에 대해서는 "그게 본인의 마음이다. 그거만 조금 더 편안하게 하면 될 것 같은데, 그게 현재 정철원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령탑은 정철원이 인터뷰를 하는 중 곁을 지나가자 "너 두산 신인왕 할 때도 그 헤어스타일을 했었다고?"며 장난을 쳤다. 이에 정철원이 "뒷 머리를 길렀었습니다"라고 답하자, 사령탑은 "내가 그 정도로 가만히 냅두진 않았을 텐데"라며 껄껄 웃었다. 그리고 김태형 감독은 "야구만 잘해. (김)원중이 만큼 길러도 돼"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시범경기에서 3경기를 모두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예열을 마친 정철원이 25일 드디어 롯데 유니폼을 입고 데뷔전을 치렀다. 3-2로 롯데가 근소하게 앞선 8회말 마운드에 오른 정철원은 첫 타자 하재훈을 3루수 땅볼로 요리하며 경기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나온 최지훈을 상대로 이날 최고 구속인 150km를 마크하는 등 직구-직구-슬라이더를 구사해 3구 삼진을 솎아내며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쌓았다.
마무리까지 완벽했다. 정철원은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정준재와 맞붙었고, 1B-2S의 매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4구째 134km 슬라이더를 위닝샷으로 선택, 연속 삼진을 솎아내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에 정철원은 다시 한번 힘껏 쥔 주먹을 치켜올린 뒤 바닥에 내려 찍으며 기쁜 마음을 표출했다.
정철원의 1이닝 2K 퍼펙트 투구는 이적 후 첫 홀드로 연결됐고, 롯데는 9회 '마무리' 김원중이 동점을 허용했지만, 11회초 다시 리드를 되찾고 승리하면서, 기록이 빛을 잃지 않게 됐다.
자신의 이적 첫 홀드에도 불구하고 정철원은 동료들을 향해 먼저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어려운 경기 흐름 속에서도 팬분들의 포기하지 않는 응원 덕분에 연장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박)준우에게 첫 승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며 "2연패를 했지만, 연패가 이어지지 않도록 선배님들이 분위기를 만들어주셔서 젊은 선수들이 오늘 경기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팀을 승리로 이끈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이후 정철원은 자신의 첫 홀드를 돌아봤다. 그는 "팀을 옮긴 후 나의 첫 홀드에 대한 의미 부여보다는 팀이 승리하는 데 역할을 했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며 "오늘 경기 운영은 공격적으로 저를 믿고, 수비를 믿고 던지려고 했다. 팬분들께 믿음을 얻을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불펜 투수의 경우 당연히 야수보다 적은 경기에 나갈 수밖에 없다. 그리고 매 등판이 아슬아슬한 상황의 연속이다. 한번의 실수를 만회하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두산으로 이적한 김민석에 비해 빛을 보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은 정철원이 첫 단추를 매우 잘 뀄다는 것이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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