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홈으로 다시 안 돌아오려 한다", "앞으로 한 번 남은 경기라 생각..."
[마이데일리 = 대전 유진형 기자] 서 있기조차 힘들 만큼 투혼을 발휘한 후배들 앞에서 고개 숙인 흥국생명 김연경이다. 성대한 라스트 댄스가 될 줄 알았던 대전에서 경기는 정관장의 승리로 끝이 났고 이제 인천에서 챔피언 자리에 오르기 위해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대전에서 치열한 경기를 펼쳤지만, 두 번의 경기를 모두 내준 김연경은 거짓말쟁이가 되어 버렸다. 김연경은 지난 2일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4~25 V리그' 여자부, 정관장과의 챔피언 결정전 2차전에 세트 스코어 3-2(23-25 18-25 25-22 25-12 15-12) 역전승을 거둔 뒤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고 약속했다.
그녀는 "너무 감사드린다. 우리가 0-2로 지고 있었지만, 많은 분이 응원해 주셔서 기운이 나서 승리했다. 오늘 승리는 팬들이 많은 지분을 가지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달라"라며 역전승의 기쁨을 팬들과 함께 나눴다. 그리고 "우리가 홈으로 다시 안 돌아오려 한다. 대전 원정이지만 홈 같은 경기를 만들어주실 팬들을 믿고 열심히 뛰겠다. 앞으로 한 번 남은 경기라 생각하고 열심히 뛰겠다."라며 홈 팬들에게 대전에서 우승하고 오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하는 듯했다.
하지만 흥국생명이 대전 원정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김연경이 이날 했던 약속은 거짓말이 되어버렸다. 김연경은 마지막 홈 경기란 생각에 경기가 끝난 뒤 오랜 시간 코트에 남아 팬들과 인사하고 스킨십하며 이날을 기억하려 했지만 결국 한 번 더 가 되었다.
한편, 3차전 29점, 4차전 32점으로 맹활약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랜 김연경은 오는 8일 오후 7시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진짜 '라스트 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은 김연경이 선수로 뛰는 마지막 무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를 선언한 그녀는 흥국생명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끌었고, '통합 우승'이라는 피날레를 꿈꾸고 있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화려하게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러나 정관장의 믿을 수 없는 투혼에 그녀의 '라스트 댄스'는 계속 미뤄졌고 최종 승자는 결국 5차전 '끝장 승부'에서 가려지게 됐다.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승리하며 대전 원정에서 우승하겠다는 목표로 내려왔지만, 불의의 일격을 맞은 김연경은 2년 전 V리그 사상 최초 챔피언결정전 역스윕이라는 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고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까.
[현역 마지막 경기를 앞둔 흥국생명 김연경 / 한국배구연맹(KOVO)]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