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커브 투수가 아닌데 왜 이렇게 됐나.”
LG 트윈스 좌완 손주영(27)이 시즌 3승을 따내며 다승 단독선두에 올랐다. 손주영은 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 7이닝 5피안타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3승을 따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2.25. 시즌 등판한 3경기서 모두 승수를 쌓았다.
손주영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선발투수 커리어를 쌓기 시작했다. 지난해 28경기서 9승1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올해는 작년보다 포심 스피드가 더 붙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작년 평균구속은 144km였다. 올해는 3경기이긴 해도 146.3km다.
작년엔 포크볼 비중이 높았는데, 올해는 커브 비중을 높였다. ABS가 작년보다 살짝 낮게 세팅되면서, 뚝 떨어지는 커브를 잘 던지는 투수에겐 확실히 유리하다. 이날의 경우 포심 최고 148km까지 나왔고, 커브와 슬라이더를 거의 비슷한 비중으로 구사했다.
특히 커브가 상당히 날카로운 날이었다. 포수 박동원은 손주영에게 “커브 투수가 아닌데 왜 이렇게 됐냐”라고 했다. 경기 후 만난 손주영은 “동원이 형이 커브가 많이 좋아졌다고 하더라. 또 캠프 때부터 높은 커터성 공을 요구했다. 140km대 후반 나오는 공인데, 그것도 오늘 좋았다”라고 했다.
야구의 재미를 느낀다. 손주영은 “3경기를 했지만, 조금씩 늘어가는 과정이다. 포크볼까지 되면 너무 재밌게 야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ABS도 너무 좋다. 스치면 스트라이크니까. 내가 코너를 보고 던지는 투수도 아니고, 좀 넓게 보고 던지는데 다 빠져도 잡아줄 수 있으니 좀 편한 것 같다”라고 했다.
김광삼 투수코치의 예리한 레슨도 도움이 됐다. 손주영은 “불펜 피칭을 하는데 오른 어깨가 조금 일찍 열린다고 체크를 해줬다. 어떤 식으로 빠지는지 물어보니까 조금씩 열리면서 회전이 이렇게(직접 동작을 시범 보임) 된다고 하더라”고 했다.
좌투수가 오른 어깨가 일찍 열리면 팔이 급하게 넘어오고, 투구밸런스에 문제가 생긴다. 육안으로 확인이 되지 않아도 이런 디테일을 챙기면서 급상승세를 탈 수 있다. 구위가 좋고, 제구와 구종 가치도 끌어올리는 과정에 들어섰다.
손주영은 “그걸 생각하고 올라갔다. 직구가 살아날 정도였다. 수직으로 날아가는 모습이 좋았다. 커브도 수직 움직임이 좋아서 딱 떨어지니까 좀 잡히는 것 같다. 그렇게 하면서 편하게 던졌던 것 같다”라고 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반 손주영을 내년엔 개막전 선발로 쓰고 싶은 욕심을 드러냈다. 1~2선발급이 될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이다. 손주영은 “초반 3경기는 잘 풀렸는데, 이걸 끝까지 이어가야 한다. 성적도 좋고, 좀 믿음직한 모습이 있어야지 그렇게 될 수 있을 것 같다. 아직 3경기밖에 안 했다”라고 했다.
LG는 수년간 외국인투수와 맞먹는 토종 에이스 육성을 원했다. 손주영이라면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구단 안팎의 시각이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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