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요즘 눌러서 치는 걸 연습하고 있다.”
LG 트윈스 베테랑 김현수(37)가 경기에 안 나오거나, 선발출전을 못하는 게 작년만 해도 뉴스였다. 두산 베어스 시절이던 2010년엔 396경기에 연속출전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올 시즌엔 선발 출전이 보장되지 않는다.
김현수는 올해 12경기서 33타수 10안타 타율 0.303 1홈런 9타점 4득점 OPS 0.819다. 특별히 타격감이 나빠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염경엽 감독은 좌완 선발투수가 나오면 종종 김현수를 선발라인업에서 뺀다. 선발 출전은 8경기다. 포지션도 좌익수보다 지명타자로 나가는 날이 많다.
수년간 3~4번이 김현수의 고정타순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엔 2번, 5번, 6번, 7번 등을 옮겨 다닌다. 문보경이 작년 여름부터 새로운 붙박이 4번타자다. 3번 오스틴 딘~4번 문보경이 LG 타선의 확고한 중심이다.
엄경엽 감독은 베테랑 주전 중심의 고정라인업을 밀어붙이던 2024시즌에 쓴맛을 봤다. 올 시즌엔 다양한 선수를 활용하고 타순도 자주 바꾼다. 김현수는 변화에 적응해야 하고, 실제 잘 하고 있는 듯하다. 8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는 6번 지명타자로 출전해 시즌 첫 홈런을 터트렸다. 7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서 키움 우완 조영건의 초구 144km를 공략해 우중월 솔로포를 쳤다.
김현수는 구단을 통해 “직구를 노리고 있었다. 요즘 눌러서 치는 것을 연습하고 있는데, 그 연습한 것이 도움이 돼서 결과가 좋게 나오고 있다. 연습할 때 감이 나쁘지 않았는데, 전 타석에서 너무 부드럽게 치려고 했고, 중심이 앞으로 쏠려 있었다. 이 부분을 좀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선 것이 좋은 타구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눌러서 치는 것, 찍어서 치는 것 등등은 표현은 다르지만, 육안으로 구분하긴 어렵다. 아마 김현수는 공을 가볍게 누르는 느낌으로 타격연습을 하고 있다는 뜻인 듯하다. 연습할 때 눌러서 치던 그 느낌을 홈런을 치면서 받았다면, 결과를 떠나 김현수의 야구의 성장을 의미한다. 천하의 타격기계가 37세의 나이에도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염경엽 감독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 팀의 좋은 문화 형성에 고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실제 김현수처럼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팀을 그렇게 만들어주는 것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고마워한다. 단순히 데이터에 드러나지 않는 대목이다.
아울러 염경엽 감독은 그러면서 베테랑이 자기자리는 스스로 지켜야 한다고 했다. 김현수는 어떻게 보면 팀에서 활용도는 약간 떨어졌지만, 그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나름대로 새로운 연구,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 역시 LG의 좋은 문화로 이어진다.
2025 김현수는 2024 김현수와 같으면서도 다르다. 그리고 다르면서도 같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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