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스마일가이에게 눈물이라니.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은 10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KIA 타이거즈전을 중계하다 KIA 선발투수 윤영철(21)이 덕아웃에서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모습이 원샷으로 잡히자 “마음이 아프네요”라고 했다. 윤영철이 눈물을 쏟은 모습이 중계방송에 고스란히 잡혔다.
프로에서 오랫동안 선수생활을 한 이대형 해설위원은, 그 눈물의 무게감을 너무나도 잘 안다. 야구를 잘 하고 싶은데, 좀처럼 마음대로 풀리지 않는다. 윤영철은 자신에게 화도 나고, 팀에도 너무나도 미안할 것이다.
윤영철이 뜻밖의 난조에 빠졌다. 이날 시즌 두 번째로 선발 등판, 1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6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24.00.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난타였다. 나승엽에게 사직구장 관중석 상단을 직격하는 초대형 스리런포를 맞을 수밖에 없었다. 한가운데에서 약간 높게 들어간 138km 포심이었다.
2회 들어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안타-사구-홈런-안타-안타-안타-볼넷을 내주고 물러났다. 이미 불펜에선 황동하가 준비 중이었다. KIA는 일찌감치 이 시리즈의 위닝을 확정했지만, 시즌 초반 갈 길이 멀다. 윤영철의 난조를 기다릴 여유는 없었다. 이범호 감독의 교체 타이밍은 합리적이었다. 윤영철의 눈물도 조기강판에 대한 불만은 아닌 것으로 풀이된다.
윤영철은 본래 140~141km에서 최고구속이 형성되는 투수다. 대신 고교 시절부터 탈고교급 제구력과 커맨드를 뽐내왔다. 지난 2년간 선발투수로 살아남은 원동력 역시 제구와 커맨드였다. 사람들은 윤영철에게서 전성기 장원삼을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윤영철은 신인이던 2023시즌 25경기서 8승7패 평균자책점 4.04, 2년차이던 2024시즌 18경기서 7승4패 평균자책점 4.19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성적은 아니었지만, 고졸 좌완이 데뷔하자마자 2년 연속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돌며 만들어낸 성적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괜찮았다.
더구나 윤영철은 지난 2년간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작년에는 양 손을 글러브에서 분리하는 타이밍을 늦춰 구위를 올렸고, 컷패스트볼을 장착했다. 현재 포심 외에도 커터와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다양한 공을 구사한다.
단, 볼넷을 많이 내주진 않아도 제구와 커맨드가 극강 수준인 건 아니다. 올 시즌 첫 등판이던 3월26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도 2이닝 6피안타 2탈삼진 3볼넷 6실점(2피홈런)이었다. 두 경기 모두 자신의 공을 뿌리긴 했으나 타자들이 잘 치기도 잘 쳤고, 실투들도 있었다. 이날 롯데전 역시 이대형 해설위원은 윤영철의 변화구를 두고 좀 더 낮게 떨어지거나 스트라이크를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던질 수 있는 구종은 늘어났지만, 제구와 커맨드, 볼배합이 중요한 투수다.
첫 등판 이후 오래 쉬면서 컨디션 유지가 쉽지 않았을 듯하다. 두 번째 등판은 본래 1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었다. 그러나 창원NC파크 팬 사망사고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6일 잠실 LG 트윈스전으로 미뤄졌다. 그런데 KIA가 5일 잠실 LG전이 우천취소됐다. 그러면서 5일 등판예정이던 아담 올러가 그대로 6일에 나섰다. 윤영철은 자연스럽게 10일에 두 번째 등판이 잡혔다. 그 사이 시즌 초반 실질적 원투펀치 김도현과 제임스 네일의 등판 순번을 지켜줘야 했기 때문이다.
윤영철의 다음 등판은 예정대로라면 16일 광주 KT 위즈전이다. 그런데 12일 광주를 비롯한 남부지방에 비 예보가 있는 게 변수다. 이범호 감독과 정재훈, 이동걸 투수코치가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지 지켜봐야 한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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