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일반
엔비디아 7조8000억 손실 추정
SK하이닉스, H20에 HBM3E 공급
단기적 영향 크지 않을 듯…AI 시장 위축 우려↑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H20칩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를 단행했다. H20에 탑재되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미칠 직·간접적인 여파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9일(현지시간) 미국 정부로부터 H20 칩의 중국 수출에 대해 별도 허가가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으며 해당 조치가 무기한 적용된다는 추가 통지를 받았다고 15일 밝혔다.
H20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제한 강화 이후 엔비디아가 중국 시장을 겨냥해 만든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운데 하나로 중국에 합법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최고급 사양 AI 칩이다. H20에는 기존 4세대 HBM인 HBM3 제품이 탑재됐다가 최근 SK하이닉스 등 일부 업체가 공급하는 5세대 'HBM3E 8단'이 탑재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아직 해당 공급망에 진입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는 이번 H20 추가 규제로 2026년 회계연도 1분기 실적에 55억달러(약 7조8500억원) 손실을 반영할 것으로 보인다. 수출규제 제한 발표 이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외 거래서 6% 이상 급락했다.
이번 조치로 H20에 사용되는 메모리를 공급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이를 제조하는 TSMC 등 생산과 공급에 관여하는 여러 기업들도 악영향을 받게 됐다. H20을 사용해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하고 있는 텐센트와 알리바바 등 중국 IT 기업들도 차질이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H20 수출 제한 조치가 SK하이닉스 등에 미치는 영향은 다기적으로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이미 엔비디아 HBM 공급망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고 현재 중국 외 국가 수출용 AI 칩에 탑재되는 최신 제품 'HBM3E 12단'을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중국의 AI 칩 역량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제재가 오히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더욱 강화하고 나아가 글로벌 AI 시장의 성장세를 꺾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글로벌 AI시장을 미국과 중국이 사실상 양분하고 있는데 중국의 AI 수요가 침체되면 글로벌 반도체 업황이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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