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척 김진성 기자]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KT 위즈 우완 외국인투수 윌리엄 쿠에바스(35)는 올해 7년차다. 29세에 한국에 와서 30대 중반까지 생활하고 있다. 2022시즌 초반 팔꿈치 부상으로 결별한 시기도 있었지만, 결국 2023시즌 대체 외국인으로 돌아와 지금까지 KT와의 인연을 이어간다.
올 시즌 성적이 많이 안 좋다. 11경기서 2승4패 평균자책점 5.88이다. 퀄리티스타트 5회에 피안타율은 0.291이다. 22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서도 5이닝 11피안타 3탈삼진 2볼넷 7실점(6자책)으로 난타를 당했다. 올 시즌 KIA 공격력이 좋지 않은 걸 감안하면 충격적 결과였다.
이강철 감독은 2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을 앞두고 최근 쿠에바스와의 면담 사실을 털어놨다. “한번 잘해보자고 했다. 본인도 진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진심으로 고맙다고 하더라. 나름대로 노력하는 것 같은데 멘탈까지 흔들린 것 같다. 감독의 말을 언제든지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한다”라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일단 쿠에바스의 구위는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스피드, 회전수가 당연히 20대 후반 시절보다 좋지는 않아도 확 떨어진 정황이 전혀 없다고 했다. 결국 커맨드와 제구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늘어났다. 결국 경기운영능력에 대한 연구와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강철 감독은 “밸런스가 좀 안 맞는다. 강약조절을 해야 한다. 다른 외국인투수들을 보면 직구를 더 빠르게 보이게 하려고 변화구를 쓰지 않나. 그 공을 더 강하게 보이려면 구종선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해보자고 했다”라고 했다.
쉽게 말해서 “네가 생각하는 피칭을 하지 말고 타자에 맞춰서 피칭을 해라”다. 틀에 박힌 볼배합을 버리라고 지적했다. 투수가 자신만의 투구 패턴이 굳어지면 결국 타자에게 공략을 당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또한, 이강철 감독은 직접 쿠에바스의 폼을 보여주면서 밸런스가 흔들리는 이유를 설명해줬다. 레전드 투수 출신답게 쿠에바스의 투구 동작에서 불필요하게 상체가 들리는 동작을 예리하게 캐치했다. 쿠에바스는 이강철 감독의 교육(?)을 받고 연신 고마워했다는 후문이다.
이강철 감독도 활달한 성격의 쿠에바스가 야구가 안 돼서 덕아웃 한쪽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는 모습이 안쓰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매커니즘, 멘탈, 구종 세 가지를 다 얘기해줬다. 다음 등판이 나도 기대된다”라고 했다.
고척=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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