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빨리 오는 것보다 완전하게 해서 돌아와라.”
24일이었다. KIA 왼손 파이어볼러 이의리(23)는 평소 절친한 형이자 선배 소형준(24, KT 위즈)에게 전화 한 통을 걸었다. 소형준이 2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선발 등판인 걸 알고 하루 전에 전화를 걸었던 것 같다.
소형준은 전화를 받지 못했지만, 부재중을 확인하고 곧바로 이의리에게 전화를 걸어 통화했다. 소형준은 왜 이의리가 자신에게 전화를 걸었는지 짐작했다. 두 사람은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형준은 2023년 5월, 이의리는 2024년 6월이었다.
소형준은 작년 9월에 돌아와 실전감각을 다졌고, 올해 본격적으로 복귀시즌을 치른다. 9경기서 4승2패 평균자책점 2.47로 맹활약한다. 약 1년4개월이라는, 여유 있는 재활과 복귀 프로세스를 밟았다. 올해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을 주 2회 등판만 자제시키는 것을 빼면, 별다른 특별 관리는 하지 않는다. 그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
작년 9월과 지금의 감각을 비교해달라고 질문했다. 소형준은 “그땐 내가 막 원하던 대로 피칭이 되지는 않았다. 그냥 투심 구위 하나를 보고 던졌다. 지금은 그래도 연습 때부터 많은 공을 던질 수 있고 좀 더 원하는 곳에 던질 수 있다. 작년보다 나아졌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형준은 “수술받고 돌아와 처음엔 커터나 커브를 부담스러워서 연습을 못 했다. 이제 팔이 괜찮아졌기 때문에 연습할 때부터 자유롭게 던질 수 있다. 감각도 좋아졌다”라고 했다. 충분히 재활기간을 가지면서, 별 다른 탈 없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구위, 변화구 완성도 모두 예전 모습이다.
반면 이의리는 정확히 1년만에 돌아온다. 이번주에 퓨처스리그 실전에 나서고, 6월 중순엔 1군에 올라온다. KIA로선 너무나도 반가운 일이다. 이의리가 선발진에 들어오면서 기존 선발투수들이 간혹 쉴 수도 있게 됐다. KIA는 올 시즌에는 이의리의 투구수, 이닝수를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이의리는 이미 지난 2월 미국 어바인 스프링캠프에서 라이브피칭을 했다. 물론 패스트볼만 던졌지만, 놀라운 회복력을 과시했다. 시즌 개막 이후 2군에서 라이브피칭을 하면서 변화구도 던졌다. 이후 KIA가 정한 스케줄에 따라 착실히 몸을 만들고 공을 던지면서, 2군 실전이 눈 앞이다.
단, 재활 과정에서 한번도 뒤로 돌아가지 않았고, 너무 탈이 없어서 오히려 조심스러운 시선도 감지된다. 실전서 다시 통증을 느껴 추가 재활을 하는 것만큼 속상한 일도 없기 때문이다. 이의리는 최근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한 투수 중에서도 역대급으로 빠른 복귀다.
물론 선수마다 몸이 다르기 때문에 일반화가 어렵다. 이의리의 타고난 몸이 좋다고 해석할 수 있고, 그만큼 실제로 이의리가 성실하게 재활해왔다는 후문이다. 이의리가 소형준에게 전화를 건 주요 목적 중 하나가 재활이다.
소형준은 “안 그래도 어제 의리한테 전화가 왔다.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투구를 안 하다 하면 팔이나 몸 여러 곳에 알이 밴다. 내가 어땠는지 물어보려고 전화를 했더라. 너무 빨리 돌아오는 것보다 좀 더 완전하게 재활해서 돌아오는 게 낫다고 얘기해줬다”라고 했다.
소형준도 이의리처럼 ‘백’없이 달려가다 퓨처스 두 번째 실전 이후 조금 좋지 않아서 쉬었다가 페이스를 올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소형준은 “의리도 KIA 코치님들과 잘하고 있을 것이다. 사람마다 회복속도가 다르다. 팔 상태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도 있다”라고 했다.
소형준과 이의리는 1년의 편차를 두고 토미 존 수술을 받았다. 소형준은 충분히 재활하고 돌아와 3년만에 풀타임 시즌을 성공적으로 시작했다. 이의리는 소형준보다 재활기간이 짧지만, 올해는 철저히 보너스 시즌이다. 큰 틀에서 보면 2026년에 제대로 풀타임을 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다. KIA가 올해 성적이 좋지 않지만, 이의리에게 부담을 줄만한 상황은 아니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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