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잠실 박승환 기자] "(김)도영이가 정말 많이 그립다"
KIA 타이거즈 패트릭 위즈덤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팀 간 시즌 8차전 원정 맞대결에 3루수,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위즈덤은 2024-2025년 KBO 스토브리그를 후끈 달아오르게 만든 인물이었다. 위즈덤은 지난 2018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빅리그 커리어를 시작, 텍사스 레인저스를 거쳐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으며 메이저리그 통산 7시즌 동안 88개의 홈런을 터뜨렸고, 올 시즌에 앞서 KIA에 입단하며 큰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정교함은 조금 떨어지는 편이지만, 파워 하나만큼은 확실했던 위즈덤은 3월 8경기에서 무려 4개의 홈런을 폭발시키며 KBO리그 생활을 시작했고, 4월에도 5개의 홈런을 치는 등 19안타 13타점 타율 0.271 OPS 0.949로 좋은 활약을 이어갔다. 그런데 5월 일정이 시작 된 후 타격감이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을 보이더니, 5월 11일 SSG 랜더스전을 끝난 뒤 허리 통증으로 1군에서 말소되면서, 공백기를 가졌다.
이는 KIA에게 엄청난 치명타였다. 부상자가 위즈덤 단 한 명에 국한되지 않았던 까닭이다. 그래도 위즈덤의 부상은 심하지 않았고, 6월 일정이 시작됨과 동시에 다시 1군 무대로 복귀했다. 위즈덤은 복귀전에서 멀티히트를 터뜨리더니, 지난 3일 두산과 맞대결에서도 2안타 1타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그리고 4일 위즈덤의 방망이가 방점을 찍었다. 3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그야말로 펄펄 날았다.
위즈덤은 1-1로 팽팽하게 맞선 2회초 무사 2루 득점권 찬스의 첫 번째 타석에서는 두산 선발 최민석과 7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으나, 132km 슬라이더에 삼진을 당하며 아쉬운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두 번째 타석부터 존재감이 폭발했다. 1-2로 뒤진 4회초 무사 1, 2루의 찬스가 다시 위즈덤 앞에 마련됐고, 이번에는 최민석의 슬라이더를 제대로 공략해내며 중견수 방면에 안타를 터뜨렸다.
이때 2루 주자였던 최형우가 홈을 파고들면서 경기는 동점이 됐고, 두산 중견수 정수빈의 포구-송구 실책이 연달아 발생, 1루 주자였던 오선우까지 홈으로 내달리며, KIA는 3-2로 역전에 성공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위즈덤은 3-3으로 맞선 6회초 1사 1루에서 두산의 바뀐 투수 이영하의 6구째 152km 직구를 힘껏 잡아당겼고, 무려 171.3km의 속도로 뻗은 타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홈런으로 이어졌다. 시즌 10호 홈런. 그리고 위즈덤은 8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안타를 쳐 물꼬를 텄고, 김태군의 희생플라이에 홈을 밟으며 두 번째 득점까지 손에 쥐는 등 3안타 1홈런 3타점 2득점으로 승리의 선봉장에 섰다.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 오랜만에 취재진과 만난 위즈덤은 "이렇게 팀에 복귀해서 너무 좋다. 지금 팀의 에너지도 너무 좋은데, KIA의 일원이 된 것이 너무 기쁘다"며 홈런을 친 장면에 대한 물음에 "상대 투수(이영하)가 매우 좋은 투수였고, 주자가 있었기 때문에 타석에서 차분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포수가 시간을 많이 끌었는데, 잘할 수 있는 긍정의 기운을 불어넣으려고 노력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KBO리그에서 10개째 홈런을 쳤지만, 위즈덤은 이날 홈런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오늘 정말 의미가 있는 홈런이었다. 정말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것 같다"며 "재활군에 있을 때 많은 스태프들이 부상에서 회복될 수 있도록 큰 도움을 줬다. 그리고 구단의 모든 관계자들이 서포트를 해줬기 때문에 돌아와서 이렇게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위즈덤이 돌아왔지만, KIA는 '간판타자' 김도영을 비롯해 나성범, 김선빈 등 주축 선수들이 여전히 이탈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위즈덤은 김도영을 대신해 3루 수비까지 맡고 있다. 그는 "아픔이나 통증은 선수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다. 부상에서 돌아올 때 100%가 아니라면,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최대한 100%를 만들어서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해서 복귀를 했다"며 3루 수비에 대해선 "수비가 큰 부담이 되진 않지만, (김)도영이가 빠지게 됐는데, 정말 많이 그립다"고 말했다.
그래도 긍정적인 요소가 있다면, 부상자들이 속출한 상황에서 '뉴페이스'들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KIA가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 위즈덤은 "그 선수들이 퓨처스리그에서 정말 열심히 했기 때문에 1군에 올라와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지금도 부상으로 인해 주축 선수들이 많이 빠져 있지만, 필드 위의 9명의 선수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잠실 =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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