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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인턴기자] 아스날의 살아있는 전설 티에리 앙리(34)가 환상적인 복귀 데뷔전을 치렀다.
앙리는 10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의 2011-12시즌 FA컵 64강전서 결승골을 터트리며 아스날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22분 교체 투입된 앙리는 10분 만에 전매특허인 오른발 감아차기 슛으로 시원하게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이날 승리로 아스날은 FA컵 32강에 진출해 아스톤 빌라와 16강을 놓고 다투게 됐다.
한편, 벤치에 이름을 올린 박주영은 지난 11월 30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칼링컵 8강전 이후 42일 만에 출격을 기다렸으나 앙리, 시오 월콧에 밀리며 벤치를 지켜야 했다.
앙리의 명성에 어울리는 환상적인 데뷔전이었다. 그는 로빈 반 페르시 의존증에 시달리는 아스날의 골 결정력 고민을 해결해줬다. 반면 아스날 입단 당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이 열리는 1월 출전 기회만을 기다렸던 박주영에겐 여러 가지로 아쉬움이 남는 경기였다.
리즈전에서 확인했듯이 분명 앙리의 복귀는 박주영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마루앙 샤막과 제르비뉴가 네이션스컵 참가를 위해 떠나지만 앙리와 포지션이 같은 최전방 공격수 박주영의 입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앙리는 박주영보다 여러 부분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첫째, 아스날에서의 경험이다. 앙리는 1999년부터 2007년까지 아스날에서만 8년 가까이 선수 생활을 했다. 아스날을 떠난 이후 선수 구성이 다소 달라졌지만 큰 틀은 그대로다.
둘째, 득점력이다. 앙리는 아스날에서 리그통산 254경기에서 174골을 기록했다. 이는 19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에서 앨런 시어러(260골), 앤디 콜(186골) 다음으로 많은 득점수다. 특히 2005-06시즌에는 리그통산 32경기에서 27골을 터트리며 경기당 0.84골의 놀라운 결정력을 선보였다.
물론 34살은 앙리는 전성기 시절의 앙리와는 다르다. 영국 언론들도 “앙리의 체력이나 기술이 예전과 같을 순 없다. 게다가 미국 리그는 유럽과 비교해 수준이 낮다. 그가 다시 프리미어리그에 적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하지만 리즈전 득점으로 앙리는 여전히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마지막은 ‘스승’ 아르센 벵거 감독의 믿음이다. 벵거는 ‘득점 기계’ 앙리를 만든 장본인이다. 리즈전에서 벵거 감독은 선발 공격진의 활약이 부진하자 앙리를 교체 투입시켰다. 지난 여름 입단한 박주영보다 불과 몇 주 전 합류한 앙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낸 것이다.
최근 벵거 감독이 언론을 통해 밝혔듯이 올 시즌 아스날의 최우선 목표는 4위 진입이다. 과연, 아스날은 ‘전설’ 앙리와 함께 후반기 상승세를 탈 수 있을까? 그리고 박주영은 자신의 출전 기회를 빼앗은 ‘선배’ 앙리와의 경쟁을 이겨낼 수 있을까? 아스날의 행보가 자못 궁금하다.
[앙리(왼쪽) 박주영.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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