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팀 홈런 판도에도 변화가 일어날까.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 시즌 종료 후 열린 스토브리그는 그야말로 '대박'이었다. 한 때 메이저리그를 풍미했던 박찬호(한화)와 김병현(넥센)이 한국 프로야구 무대를 밟게 됐다.
타자쪽도 커다란 변화가 있었다. 지난 시즌까지 일본에서 뛰었던 이승엽(삼성)과 김태균(한화)이 원 소속팀으로 복귀한 반면 이대호(오릭스)는 거액(2년간 7억엔)을 받고 일본 무대로 건너갔다. 거포들의 대이동이 일어난 것이다. 거포들이 들어오고 나감에 따라 이들 소속팀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팀 홈런 지형에도 변화가 생기는 것은 물론이다.
▲ 2년 연속 팀 홈런 1위 롯데, 이대호 빠진 올시즌에는?
지난 두 시즌간 팀 홈런 1위는 롯데였다. 롯데는 2010년 185개의 팀 홈런을 기록, 2위 두산(149개)을 큰 격차로 앞섰다. 지난 시즌에도 111개를 기록, 2위 KIA(106개)를 5개 차이로 제치고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팀이 됐다.
통산 12차례 팀 홈런 꼴찌를 기록했던 롯데로서는 그야말로 격세지감이다. 롯데는 마지막 우승을 거둔 1992년에도, 준우승을 기록한 1995년에도 팀 홈런 최하위에 머물렀다. 롯데가 홈구장으로 쓰는 사직구장은 구장 크기도 크며 펜스가 높아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 구장이기 때문이다.
2008년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이대호를 필두로 거포들이 연일 담장을 넘기며 팀 홈런 상위팀이 됐다. 제 아무리 넓은 사직구장이라 하더라도 상대투수들은 롯데 타선을 쉽사리 상대할 수 없었다.
올시즌에는 팀 홈런 3연패에 적신호가 켜졌다. 팀 홈런에 가장 큰 공헌을 했던 이대호가 일본으로 건너간 것. 이대호는 지난 3년간 롯데에게 99개의 홈런을 안겼다. 이는 롯데가 때려낸 홈런(417개)에 23.7%에 해당한다. 하지만 올시즌에는 이대호가 없다. 그동안 이대호로 인해 생겼던 시너지 효과도 없어질 수 밖에 없다.
▲ 이승엽·김태균 돌아온 삼성과 한화 '활짝'
이에 비해 삼성과 한화는 활짝 웃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를 호령했던 이승엽과 김태균이 일본에서 돌아왔기 때문. 이들로 인해 삼성과 한화는 팀 홈런 순위 상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특히 삼성의 기대는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삼성은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마운드보다는 타력으로 승부하던 팀이었다. 통산 팀 홈런 역시 3577개로 2위 KIA(3140개)를 누르고 1위에 올라있다.
하지만 이승엽의 일본 진출, 선동열 감독 부임 후 마운드 중심의 경기 운용을 펼치며 삼성은 홈런 왕국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순위가 3위에 불과했으며 대부분 4~5위를 기록했다. 홈런왕 최형우를 배출했던 지난해에도 95개로 4위에 그쳤다.
이승엽이 복귀한 올시즌 기대치는 지난 몇 년과는 다르다. 이대호가 그랬던 것처럼 이승엽은 절대적인 홈런 숫자뿐만 아니라 최형우, 박석민 등에게도 시너지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레 팀 홈런 숫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한화 역시 다르지 않다. 김태균 복귀에 따른 다이너마이트 타선 이미지를 되찾을 각오다. 2008년 팀 홈런 1위, 2009년 2위에 올랐던 한화는 2010시즌을 앞두고 김태균, 이범호(KIA)가 일본으로 이적하며 팀 홈런수가 급감했다. 2010년에는 104개로 7위, 지난해에도 93개로 6위에 그쳤다. 하지만 김태균이 복귀함에 따라 올시즌 팀 홈런 순위도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크다.
거포들의 이동에 따라 팀 홈런 순위가 어느 정도 요동칠지 지켜보는 것도 2012시즌을 지켜보는 재미다.
[사진 =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왼쪽부터)]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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