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그야말로 아이러니였다.
프로야구에서 지명타자 자리는 각 팀이 공격력 강화를 할 수 있는 자리다. 수비 능력에 상관없이 공격이 좋은 선수를 기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지명타자 중에는 각 팀 중심타선을 형성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난 시즌 SK는 달랐다. 지명타자 자리가 구멍이나 다름 없었다. 올시즌부터 다시 LG 유니폼을 입게된 최동수는 비교적 자신의 역할을 해냈지만 가장 많은 경기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56경기)한 이호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27경기에 지명타자 선발 출장한 박재홍도 다르지 않았다.
이는 성적으로 드러났다. 선발로 출장한 지명타자의 타율은 .253로 9개의 포지션(투수 제외 지명타자 포함) 중 꼴찌를 기록했다. 출루율 7위(.328), 장타율 6위(.366) 등 전체적으로 낙제점이었다. 홈런(12개)과 타점(61개)에서만 공동 3위를 하며 체면치레했다.
그나마 팀에서는 홈런과 타점에서 명함을 내밀었지만 8개 구단 지명타자를 비교했을 때는 숨을 곳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 타율 7위, 출루율 7위, 장타율 7위, 홈런 6위, 타점 7위까지 모든 부문에서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렇다면 올시즌에는 어떨까. 일단 지난 시즌보다는 전망이 밝은 편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로 조인성을 영입했기 때문. 조인성은 포수이기도 하지만 타격, 특히 장타력에 일가견이 있다. 2010년 생애 최고 시즌(타율 .317 28홈런 107타점)을 보낸 뒤 지난해에는 주춤했지만 홈런만은 15개로 공동 12위에 오르며 변함없는 장타력을 과시했다.
만약 조인성이 지명타자가 아닌 포수로 나선다 하더라도 또 다른 포수인 정상호 역시 타격이 좋아 지명타자로 돌릴 수 있다. 정상호 역시 지난해 11홈런을 기록할 정도로 일발장타를 갖고 있다.
또한 외야진이 풍부하기에 수비에서 다른 선수들에 비해 약한 안치용을 지명타자로 기용할 수도 있다. 안치용은 지난해 12경기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타율 .390 3홈런 10타점으로 활약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지명타자로 제 역할을 해낸 최동수가 LG로 옮긴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지난해 '구멍'이었던 SK 지명타자 자리가 올시즌에는 팀 공격에 한 몫하는 '복덩이'로 바뀔 수 있을지 관심이 간다.
▲ 2011년 SK 지명타자들의 선발 출장 성적
이호준 56경기 타율 .227 7홈런 27타점
최동수 32경기 타율 .322 1홈런 17타점
박재홍 27경기 타율 .183 1홈런 7타점
안치용 12경기 타율 .390 3홈런 10타점
김강민 3경기, 박재상 2경기, 박윤 1경기
[사진=올시즌부터 SK에서 뛰게 된 조인성]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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