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유정 기자] "부상을 털어낼 수 있다면 악마하고도 계약을 할 것이다."
2000년대 NBA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평가받았던 크리스 웨버의 말이다. 모션 오펜스의 완성형이라고 불렸지만 고질적인 무릎 부상을 안고 있었던 그는 2008년 은퇴했다.
한 시대 최고의 선수로 군림했음에도 부상 앞에서 한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는 것이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냉정한 현실이다. 그리고 지금 안양 KGC '특급신인' 오세근(25)이 부상이라는 시련과 싸우고 있다.
오세근은 올 시즌 신인왕의 유력후보로 거론될 만큼 발군의 실력을 뽐냈다. 그는 3라운드까지 평균 16.7득점 8.7리바운드를 올리며 팀 상승세를 견인했다. 하지만, 시즌 후반에 들어서면서 오세근은 주춤하고 있다. 특히 시즌 초반 패한 5경기(2011년10월15일~11월12일)에서 평균 야투율이 54%였던 것에 반해 최근 패한 5경기에서는 38.5%의 야투율을 보이며 공격에서 힘을 내지 못했다. 득점이 저조했던 것도 문제였지만, 발목 부상 탓인지 슈팅 밸런스가 엉망이었고, 자신의 무기였던 빠른 공수전환에서도 힘겨워 했다. 물론 지난 4일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경기서 더블더블(14득점 12리바운드)를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긴 했지만, 경기 후 그는 부상 부위에 대한 고통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발뒤꿈치와 발목의 통증이 심하다. 경미한 부상이 아니고 상태가 심해서 걱정이 많다. 오늘도 정신력으로 경기를 뛰었다."
오세근은 대학교 시절부터 족저근막염을 앓고 있다. 발뒤꿈치 통증 증후군이라고도 불리는 이 질병은 치료법이 따로 있기보다 그저 쉬는 것이 약이다. 하지만 2위 안양 KGC가 부산 KT에게 2.5경기차로 추격당하고 있어, 주전 센터인 오세근의 이탈은 팀 전력의 큰 출혈을 가져온다. 그러기에 안양 KGC에게는 2위 굳히기로 4강 직행 티켓을 따내 오세근에게 휴식시간을 벌어주는 것이 최상의 시나리오다.
이상범 감독은 "(오)세근이의 부상이 항상 걱정되면서도 팀 전력상 애를 뺄 수가 없다는 것이 감독으로서 참 아이러니하다. 세근이 스스로 지금이 성장하는 단계라고 생각하고 조금만 더 버텨주었으면 하는 마음이다"라고 근심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안양 KGC는 이제 정규시즌 11경기만을 남겨 두고 있다. 남은 경기에서 오세근이 얼마만큼의 정신력으로 코트 위에서 버텨주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오세근. 사진 = KBL 제공]
김유정 kyj765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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