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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출연 제의? 충분히 검토해볼 수 있다"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가수 박지윤(30)은 내면부터 다시 단단해져 돌아온 듯 보인다. 그녀의 독특한 그러나 가녀린 보이스와는 어울리지 않는 오페라라는 장르의 서바이벌을 택한 것만으로도 그 내면의 변화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1990년대 그녀는 섹시스타였다.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로 몸에 착 달라붙는 의상으로 '성인식'을 부르던 그녀에 대한 기억은 아직도 강렬하다. 그러나 한순간 자취를 감추더니 어느 순간 다시 나타나 잔잔하고 나직한 어쿠스틱을 불렀다. 그때 그녀는 '성인식' 시절 자신에 대해 무언으로 부정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박지윤은 최근 한 토크쇼에 출연해 과거 그녀로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옛 소속사 JYP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솔직히 그녀의 입장을 전했고, '성인식' 시절 겪어야 했던 마음의 상처도 고스란히 드러냈다.
옛 상처에 대한 드러냄의 시작은 치유가 돼 가고 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 좀 더 밝아진 그리고 편안해진 박지윤을 8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에서 만났다. 오는 10일부터 생방송 경쟁에 돌입하는 tvN'오페라스타' 연습에 한창인 그녀와 잠시 마주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녀는 무엇보다 생방송이라는 점에서 압박감을 느낀다고 말했고, 또 오는 16일 발매 예정인 새 앨범 녹음과 병행하는 터라 창법을 오가야하는 점이 애로사항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점은 소극적인 성격과는 어울리지 않는 오페라라는 장르 특유의 표현방식.
주변 지인들은 그녀가 '오페라스타'에 나간다는 소식을 듣고 다들 놀랬다고 한다. 그만큼 평소의 박지윤과 서바이벌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뜻. 실제로 출연 제의를 받고 거절도 했었단다.
"경쟁 프로그램, 나는 안 하겠지라고 생각해왔어요. 워낙 경쟁에 불타오르는 타입이 아니에요. 당연히 할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사실 거절했었죠. 못하겠습니다라고. 그런데 음악감독님이랑 친분이 있어 결국 하게됐어요. 이제는 좀 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에요. 경쟁요? 1위와 꼴찌가 무슨 의미가… 있더라고요(웃음). 부담이 가요. 확실히"
오페라라는 장르를 가지고 경쟁한다는 것이 애초에 맞는 건가라는 의문도 해봤단다. 처음에는 참가자들 10명이 다들 모여앉아 경쟁보다는 도전에 의미를 두고 해보자 다짐도 했었단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첫 경연을 앞두고는 어쩔 수 없이 부담감을 가지게 됐다.
"서로 왜 안그러겠어요? 다들 각 자리에서 노래 한 가닥씩 하시는 분들인데 부담도 되고, 알게 모르게 점점"
내친 김에 가수들의 서바이벌의 결정타,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의 코너 '서바이벌 나는 가수다'에 출연할 생각도 있느냐는 질문에, 박지윤은 긍정의 답을 전했다. "검토는 해 볼 수 있죠(웃음). 좋은 경험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나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우고 스스로 채워지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으로요"
"특별한 계기랄 것은 없지만 스스로 많이 건강해진 것 같아요. 예전에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이 일에 대해 생각했었어요. '나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고 '내가 이걸 언제까지 해야 하나'하는 고민과 의문이 있었죠. 그러나 내 정체성을 더 찾으면서 스스로 건강해지고, 사람들 앞에 서서 자유롭게 웃을 수 있는 마음이 생겼어요. 내 것을 더 찾으면서 자신감도 생겼고요. 사람들 앞에 나서 다시 나라는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고, 소통하고 싶은 마음들이 점점 생겨나면서 예전에 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들도 자연스럽게 하게 됐네요"
과거 소속사 JYP 시절에 대해서도 쉽사리 입을 열었다.
"그 시절에 대한 생각도 굉장히 많이 바뀌었어요. 처음에는 막 미웠고 원망스러웠죠. 나를 몰아놓고 나서 버려진 것 같은 그런 마음이 들었어요. 되게 힘들고 지우고 싶은 마음의 시기가 있다가 이제는 어쨌든 그 시기도 나고 '성인식' 때의 박지윤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는 거름이 됐다는 생각을 한거죠. 어떤 부분으로는 감사하는 마음도 있어요. 물론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하겠지만요"
이달 중순 새로 발매하는 앨범의 이름은 '나무가 되는 꿈'이라고 한다. 자작곡도 절반이고 직접 기타 연주도 한다. 좀 더 밝고 화려해진 느낌이라고 자랑했다. 박지윤의 제2의 전성기는 이렇게 시작될 조짐을 보이고 있나 보다.
[박지윤. 사진 = CJ E&M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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