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윤욱재 기자] 봄에 개막하는 프로야구는 여름을 거쳐 가을에 대장정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 열린 스토브리그는 경기가 펼쳐진 것은 아니지만 '겨울야구'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숱한 화제들을 양산하며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다가오는 시즌은 4월에야 개막하지만 겨울야구에서의 성과는 분명 올 시즌의 흥망성쇠를 가늠할 수 있는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만 하다.
가장 뜨거운 겨울을 보낸 팀으로 넥센과 한화를 꼽을 수 있다. 최근 하위권에서만 머물던 두 팀이 반란에 나선 것이다.
넥센은 FA 이택근을 영입하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간 선수를 파는 팀으로만 인식되던 넥센이 FA 영입이란 걸작을 만들 줄은 꿈에도 모르는 일이었게 때문이다. 이것도 모자라 월드시리즈 우승 반지를 갖고 있는 김병현을 영입해 또 한번 주위를 놀라게 했다. 구단의 적극적인 행보에 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당연하다.
한화는 코리안 메이저리거의 시초 박찬호를 영입했고 국내 스포츠 사상 최고 연봉으로 김태균을 모셨다. 여기에 FA 불펜요원 송신영을 잡아 약점을 보강했다. 지난 해 류현진의 승수(16승→11승)는 떨어졌어도 팀 승수(49승→59승)는 더 올랐던 한화이기에 더욱 기대되는 올 시즌이다.
롯데 역시 선방했다는 분위기다. 이대호가 오릭스로 떠나는 악재 속에서도 FA 시장에서 정대현과 작은 이승호를 영입하면서 선전했기 때문. 특히 약점으로 지적받던 뒷문을 단단히했다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하다. 역시 이대호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은 여전한 과제로 남아 있다.
삼성은 지난 해 정규시즌-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를 모두 석권하며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에서 돌아온 이승엽이 복귀했고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 10승 경력을 가진 미치 탈보트를 영입한 것이 삼성의 전력을 한층 두껍게 하고 있다.
이만수 감독 체제로 재탄생한 SK는 '벌떼야구'의 중심이었던 정대현과 작은 이승호가 모두 롯데로 떠났지만 FA 시장에서 임경완과 조인성을 영입하며 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추억의 이름이었던 조 알바레즈 코치를 국내 무대에 복귀시키고 많은 이닝을 던질 수 있는 아퀼리노 로페즈를 영입하는 등 메이저리그식으로 탈바꿈하려는 팀에 선수들이 어떻게 적응할지 관심을 모은다.
KIA는 선동열 감독을 선임하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벌써부터 선동열 감독이 어떤 투수를 키워낼지 호기심을 자아낸다. 이와 반대로 KIA의 겨울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별다른 전력보강이 없었던데다 '최희섭 파동'을 겪었고 최근엔 외국인 투수로 점찍었던 알렉스 그라만과 계약을 포기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중심타선에 포진할 수 있는 유일한 좌타자인 최희섭과 새 외국인 투수의 활약은 KIA로선 반드시 필요한 입장이다.
새로운 사령탑인 김진욱 감독을 맞이한 두산은 이번에도 외국인 선수 영입에 공을 들였다. 더스틴 니퍼트와의 재계약을 성공한 것은 전력보강이나 다름 없었고 메이저리거 출신인 스캇 프록터를 영입하며 뒷문을 보강한 것이 눈에 띈다.
반면 조인성, 송신영, 이택근과 모두 결별한 LG는 최대 위기를 맞게 됐다. 물론 젊은 선수를 육성시킬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지만 LG는 당장 성적이 급한 팀이기도 하다. 올해도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하면 기어코 두 자릿수를 채우게 된다. 지금으로서는 젊은 선수 육성이 반드시 필요해진 팀 상황과 김기태 감독이 프로야구 감독 경력이 전무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팀에서 부담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한화에 입단한 박찬호(왼쪽)와 넥센에 새 둥지를 튼 김병현. 사진 = 마이데일리 DB]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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