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 여신' 차유주 아나, "박찬호도 61번 나도 61번…" (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핫 스포츠의 안방마님 차유주입니다"

매일 저녁 퇴근길이면 조그만 핸드폰 화면에서 반갑게 맞이하는 얼굴이 있다. 바로 스포츠 아나운서 차유주다.

요즘같이 스포츠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지금 곳곳에서 '여신' 칭호를 단 스포츠 아나운서들이 많이 등장했다. 이런 여신의 향연 속에서 차유주는 어떤 색깔을 가진 여신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K-리그 광, 스포츠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된 것은 집안 덕도 컸다. 본인의 말을 빌리자면 '스포츠 광 집안'이다. 집안 전체가 프로야구, 축구, 농구, 테니스 등 '편식 없이' 스포츠를 사랑한다.

"집에서 아버지가 밥 먹을 때면 야구를 꼭 틀어놓으셨어요. 어릴 때만해도 '아빠, 왜 아직도 안 끝나'이러면 아버지는 '채널 돌리지 마'라고 하셨어요다. 그땐 그게 스트레스였죠. 방에서 2시간 있다가 나와도 야구는 끝나지 않고 있었는데 희한한 건 경기가 길어질 수록 아버지가 더 흥분하셨다는 거에요"

K-리그를 좋아하게 된 것도 남동생 덕분이다. 새벽같이 해외축구를 챙겨보는 통에 '왜 저럴까' 싶으면서 함께 보게 됐다고 한다. 또한 어릴 때부터 축구를 했던 동생 덕분에 함께 축구에 빠져들게 됐다고.

다른 사람들이 야구 아나운서가 됐을 때 차유주는 K-리그 아나운서의 길을 택했다. K-리그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도 컸다. 2010년 SBS ESPN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차유주 아나운서는 배지현 아나운서와 함께 야구를 공부하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 한 켠에서는 자꾸 K-리그가 아른거렸다.

차유주는 "야구가 너무 붐을 일으켜서 나까지 K-리그에 등돌리면 안 될 것 같았어요. 그땐 무작정 열정을 가지고 시작했죠. 열정을 가지고 하면 팬들도 알아줄 줄 알았어요"이라며 당시의 상황을 떠올렸다.

하지만. '여자는 축구를 잘 모른다'라는 시선을 가진 사람들의 악플 공세에도 시달기도 했다. 그러나 차유주는 그때마다 "나는 많이 부족하다. 하지만 열심히 하니까 지켜봐달라"는 진심으로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그랬더니 점점 자신을 알아봐주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어느덧 차유주 이름 석자 앞에는 '국대 여신'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차유주는 "포털사이트에 축구와 관련된 까페를 모두 가입했어요. 한 유명 까페에도 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댓글로 다들 알아 봐 주시더라구요"며 절로 미소를 지었다.

물론 그 이후의 길도 순탄하지 않았다. 공중파와 다른 대우에 서러움도 느꼈고 비나 눈 때문에 경기 내내 기다리던 인터뷰가 취소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시련에 굴복하지 않았다.

"스포츠는 내가 관심을 조금이라도 놓으면 뒤쳐지고 관심도 사그라들더라구요. 그게 참 무서웠어요. 그래서 인터뷰가 없는 날에도 수원, 인천, 성남, 서울 등 다 가서 봤어요. 가서 앉기만 해도 일단 경기를 보게 되잖아요. 희열도 느꼈구요"

지난해부터 핫스포츠의 MC를 맡게 된 차유주는 어느덧 6년차 방송 베테랑이다. 프로그램 MC를하면서 축구는 물론 야구, 농구 등 모든 구기 종목에 관심을 갖게 됐다. 또한 스포츠에 대한 사랑이 더 커졌다고. 특히 농구대잔치 시절 보던 농구를 몇 년 만에 다시 보기 시작했는데 그 재미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한다.

다가오는 야구 시즌도 차유주를 설레게 한다. 특히 올시즌부터 한국 야구에서 볼 수 있는 자신과 박찬호가 특별한 인연이 있다며 엉뚱한 주장을 펼쳤다. 차유주는 "초등학교 때 제 번호가 61번이었거든요. 선생님이 항상 61번을 부르면 내가 대답을 했는데 박찬호 선수 덕분에 자랑스러운 마음이 항상 있었죠. 박찬호 선수에 대한 막연한 로망이라고 할까요?"라며 웃음지었다.

이런 차유주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40년 뒤에도 경기장을 찾는 사람'이라고 답했다. 차유주는 "한 기자분과 대화를 하던 중 그 분이 진짜 여신은 40년 뒤에 할머니가 되서도 경기장을 찾는 사람이라고 하더라구요. 저도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고 전했다.

대화 내내 스포츠란 것은 경기장에 직접 찾아가서 봐야된다며 현장의 즐거움을 쉴새없이 이야기하던 차유주. 2012년에도 경기장을 다 찾아갈 계획을 세웠다며 이미 그 곳에 가 있는 것처럼 그녀의 눈이 반짝거렸다. 이런 그녀가 할머니가 되서도 경기장을 찾아 응원을 펼칠 모습이 절로 그려진다.

[차유주 아나운서-VJ 보혜(아랫사진 오른쪽). 사진 = QBS 제공]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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