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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하진 기자] 한 때 '시크릿'이란 책이 서점가를 뜨겁게 달궜던 적이 있다. 그 책의 주요 내용은 자신이 머릿속으로 바라고 그리는 것들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농구계에도 '시크릿'의 공식이 적용된다. SK의 '슈퍼 루키' 김선형이 이 같은 '자기 최면'을 종종 건다. 경기에서 일어날 상황에 대해 상상을 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 닥쳐오면 자신이 상상했던 대로 이뤄내고 만다.
23m의 버저비터를 넣는다던가 혹은 경기 종료 직전 과감하게 위닝샷을 성공하는 등 김선형은 팬들을 매료시킬만한 플레이를 선보인다. 화려한 플레이에 실력까지 갖추니 관심이 절로 쏠릴 수 밖에 없다.
화려한 액션도 한 몫한다. 결승골을 넣고 나서는 자신의 유니폼을 들어보이며 아낌없이 세리머니를 한다. 세리머니의 기쁨에 겨워 문경은 감독 대행의 지시를 못 듣기도, 아니 못 듣는 척 하기도 한다. 경기 종료 직전 팀이 동점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을 때 공을 허리 주위로 돌리면서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런 플레이는 누가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닐 텐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평소 김선형은 상상을 많이 한다. 특히 NBA를 보면서 '빙의'가 되곤 한다. 많은 관중이 지켜보는 승부처에서 본인이 경기를 해결하는 상상을 많이 해본다. 상상 속에서 김선형은 LA레이커스의 코비 브라이언트가 된다. 이런 상상력들이 실제로 경기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시크릿'의 법칙 처럼 상상하고 원하던 것이 현실이 된다.
올시즌을 시작할 때만 해도 신인왕의 스포트라이트는 오세근이 독차지했다. 김선형은 오세근에 비해 그다지 관심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SK 유니폼을 입은 김선형은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오세근의 독주로 예상됐던 신인왕좌 자리에 김선형도 올랐다. 또한 시즌 초만해도 하위권으로 예상됐던 SK는 김선형의 활약에 힘입어 시즌 초반 5위까지 치고 올라가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덕분에 문 대행은 "김선형 때문에 타임 관리도 고심할 정도다"라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한 번불이 붙기 시작하면 그 흐름을 끊을 수 없는 통에 경기 할 때도 신경을 쓰는 것이다. 농구 선배로서도 연륜이 쌓이면 더 굉장한 선수가 될 것이라면서 아낌없는 칭찬을 늘어놓는다.
이 밖에도 팬 층을 두텁게 하는 매력이 많다. 특유의 자신감도 김선형의 매력 중 하나다. 젊은 24살 용띠 청년답게 패기가 넘친다. 올스타 브레이크 동안 한 TV 스포츠 프로그램에 출연한 김선형은 '다른 신인왕 후보 중에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점은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당당히 "외모"라고 답하는 당당한 모습도 보였다.
언론의 관심도 뜨겁다. 여간해서는 인터뷰를 따로 잡아서 하기가 힘들다. 구단 관계자는 "인터뷰가 정말 많이 밀려있다"면서도 이같은 뜨거운 관심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규시즌이 막바지로 치닫는 지금 사실상 SK는 6강 진출이 희박해졌다. 그러나 SK는 한 가지 성과를 냈다. 김선형이라는 슈퍼스타를 배출한 것이다. 또한 이런 스타의 출연은 농구 흥행에도 도움이 된다. 김선형이 정규시즌 끝까지 보여줄 '시크릿 파워'에 농구팬들의 기대감은 크게 부푼다.
[SK 김선형. 사진 = 마이데일리DB]
김하진 기자 hajin0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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