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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인턴기자] '머니볼'이 매니 라미레즈(39)를 만나 '매니볼'이 됐다.
국내에도 개봉된 영화 '머니볼'로 잘 알려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의 빌리 빈 단장은 선수 평가에 있어 타율보다 출루 능력과 장타력에 더 주목한다. 다른 말로 몸값에 비해 실속 있는, 이른바 '고효율 저비용' 선수를 선호한다.
최근에 영입한 매니 라미레즈도 빈 단장이 생각하는 이러한 유형에 해당한다.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라미레즈는 이번 시즌 연봉으로 50만 달러(약 5억 6,000만 원)를 받는다. 하지만 라미레즈는 이 금액을 다 받을 수 없다.
지난해 탬파베이 레이스에서 약물 양성반응을 보인 라미레즈는 리그 사무국으로부터 10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징계를 감면받기는 했지만 라미레즈는 여전히 50경기에 나설 수 없다. 라미레즈는 이 기간 만큼의 보수를 제한 금액을 최종적으로 받게 된다.
따라서 오클랜드 입장에서는 50만 달러도 되지 않는 금액으로 그 이상의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라미레즈가 큰 활약 없이 실패한다면 버리는 돈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해도 위험부담이 없는 정도의 적은 금액에 불과하다.
오클랜드가 전성기를 지난 거포를 영입해 재미를 본 경우는 많이 있다.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머니볼 원작에도 등장했던 데이빗 저스티스다. 저스티스의 연봉은 당시 700만 달러로 오클랜드가 쉽게 영입할 수 없는 몸값이었지만, 빈 단장은 350만 달러를 뉴욕 메츠로부터 보조받으면서 저스티스를 데려왔다.
로빈 벤추라와의 트레이드로 뉴욕 양키스에서 메츠로 옮긴 저스티스는 7일만에 팀을 또 옮기게 됐다. 오클랜드 유니폼을 입은 저스티스는 예전과 같은 장타력은 이미 잃은 상태였다. 2002년 118경기에서 11홈런에 그쳤지만, 출루율은 .376으로 준수했다. 빈 단장이 원한 것은 바로 저스티스의 출루율이었다. 저스티스가 전성기의 장타력까지 갖고 있었다면 몸값은 오클랜드가 감당할 수 없이 올라갔을 것이다.
빈 단장의 성공 사례는 저스티스 뿐만이 아니다. 2006년에는 시카고 화이트삭스와 결별한 프랭크 토머스로 재미를 봤다. 오클랜드가 헐값 50만 달러로 잡은 토머스는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하며 39홈런 114타점, 출루율 .381로 그해 아메리칸리그 MVP 투표 4위에 올랐다.
이듬해에 토머스의 몸값이 다시 오르자 이번에는 한때 최고의 공격형 포수였던 마이크 피아자와 계약해 지명타자로 활용했다. 2009 시즌을 앞두고는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 팀의 기둥이었던 제이슨 지암비를 재영입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은 저스티스나 토머스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빈 단장은 이번에는 라미레즈를 통해 다시 대박에 도전한다. '매니볼'로 불리는 이들의 만남이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 리그 전체가 벌써부터 주목하고 있다.
[매니 라미레즈.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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