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정)우람이 형처럼 던지고 싶어요"
좌완 영건 김태훈은 올시즌 SK 선발투수 후보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발도 좋다. 두 차례 연습경기에 나서 2이닝을 퍼펙트로 막았다. 22일 니혼햄전에서 1이닝을 막은 데 이어 27일 요미우리전에서도 1이닝동안 탈삼진 1개 포함, 세 타자를 완벽하게 처리했다.
김태훈의 트레이드마크는 1990년생 영건답게 시원시원한 직구다. 22일 니혼햄전에서 7개의 공 중 6개가 직구였으며 지난 시즌 1군 무대에서도 주무기를 140km 중반대 직구로 사용했다.
이는 비단 김태훈만의 모습은 아니다. 대부분 젊은 선수들의 가장 큰 장점은 직구로 구속에 욕심을 부리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김태훈은 일찌감치 현실(?)을 깨달았다. 김태훈은 "(정)우람이 형처럼 던지고 싶다"며 "구속보다 제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웃었다.
국내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중간계투 중 한 명인 정우람의 공을 보고 있으면 '상대가 왜 이 공을 치지 못하는가'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정우람은 투구폼이 특이하지도 않으며 그렇다고 공이 빠르지도 않다. 직구가 대부분 130km대 후반에서 140km 초반대로 형성된다.
그럼에도 정우람은 상대타자를 어렵지 않게 제압하며 최정상급 중간계투로 올라섰다. 절묘한 제구력과 함께 서클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의 변화구를 잘 활용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연봉도 꾸준히 상승했고, 결국 올시즌 SK 투수 중 최고 연봉자(2억 8000만원)로 올라섰다.
이에 대해 김태훈은 "옛날에는 무조건 삼진을 잡고 싶었다. 하지만 지금은 맞춰잡는 식으로 던지고 있다"고 변화된 투구 스타일을 설명했다. 22일 니혼햄전 등판 이후에도 "직구는 빠르지 않았지만 제구가 잘 된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태훈은 지난해 18이닝동안 11개 볼넷을 내줬지만 연습경기에서는 볼넷을 한 개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비록 2이닝에 불과하기는 하지만 긍정적인 변화임에는 틀림없다.
'우람이 형처럼'을 외치는 김태훈이 스피드 대신 제구를 이용해 연봉 역시 정우람의 뒤를 따를 수 있을지 흥미롭다.
[사진 = SK 좌완 영건 김태훈]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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