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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영훈, "난 감독님들이 써먹기 좋은 배우"(인터뷰)

시간2012-03-15 07:34:20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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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배우 이영훈이 변성현 감독의 영화 '청춘그루브'를 통해 또 한 번 변신을 시도했다.

'청춘그루브'는 언더그라운드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던 3인조 힙합그룹 램페이지스가 멤버의 배신으로 해체한지 3년 만에 재회하며 겪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로, 극중 그는 천부적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랩퍼 민수 역으로 분했다.

그동안 이영훈은 자신의 데뷔작인 '굿 로맨스'(2004)에서 유부녀를 사랑하는 고등학생으로 출연했고, 그의 얼굴을 알린 '후회하지 않아'(2006)에서는 가슴 아픈 애절한 사랑에 빠진 게이, 'GP506'(2008)에서는 부대원들을 살해한 강 상병으로 열연하는 등 끊임없는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앞으로 개봉할 영화 중 하나인 '코인라커'에서는 도박과 폭력으로 찌든 남편으로 또 다른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저에게 여러 가지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영화를 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어떤 옷을 입고 어떻게 분장하느냐에 따라 이미지가 달라지는 것 같다. 평소에 수염을 길렀을 때와 기르지 않았을 때, 머리를 올리거나 내렸을 때, 모자 쓸 때 모두 다르다. 감독님들이 써 먹기 좋은 것 같다. 배우를 하기 좋은 조건인 듯 싶다."

하지만 그의 얼굴에서 사람 좋은 느낌이 물씬 풍긴다. 1982년생인 그이지만 웃는 모습에선 순수함까지 느껴진다. 이런 얼굴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까 싶지만, 실제 그는 자신의 옷을 입은 것처럼 극과 극을 오가는 역할들을 표현해냈다.

"착한 이미지와 함께 악한 이미지도 있다. 연쇄살인범으로 잘 어울릴 것 같은 배우 1위가 하정우 씨였는데 2위로 뽑힌 적도 있다. '살인의 추억'의 박해일 씨를 보면 섬뜩한데 그런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그런 느낌이 있어서 'GP506'에서도 착한 사람이지만 결국 소대원들을 몰살시키는 범인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이번 '청춘그루브'에서도 힙합이 어울릴까 싶었던 그는 랩퍼 민수로 분했고, 의외의 랩실력을 선보이며 완벽한 언더그라운드 힙합퍼로서 관객 앞에 섰다.

"'청춘그루브'는 저한테 딱 어울리는 작품이었던 것 같다. '힙합이 저와 어울린다'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사실 힙합과 저는 거리가 멀다. 힙합은 저희 영화의 소재였다. 이번 영화는 세 친구에 대한 이야기였기 때문에 좋았다"

그는 영화를 찍으며 몸을 사리지 않는 배우다. 이번 영화에서도 맞는 신과 쓰레기통에 처박힌 채 경사진 길을 굴러 내려가는 신 등이 있었지만 모두 스턴트맨을 쓰지 않고 직접 소화하는 열의를 보였다.

실제 이영훈은 영화의 완성도를 위해 한 바퀴만 굴러달라는 스태프의 조심스러운 부탁에 흔쾌히 그러겠다고 답했고, '막상 굴러보니까 구를 만하다'는 생각이 들어 쓰레기통 안에 들어간 채 4~5바퀴를 구르며 실감나는 영상을 완성했다.

"연기만 열심히 하면 되는데 쓸데없는데 욕심을 많이 부린다. '해결사'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그런데 욕심을 부린다. 따지고 보면 다치면 오히려 피해를 주게 되는 건데… 스태프들도 걱정을 많이 했다. 중국에서 '따이공'을 촬영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물속에서 죽는 신이 있었는데 주변에서 말렸지만 직접 했다. 겨울이라 영하 5~10도였다. 물속에서 목에 와이어가 감기기도 하고, 그 땐 위험했었다. 이제는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이 예전 같지 않더라(웃음)"

이런 그는 한 달이 멀다하고 관객들 곁을 찾을 예정이다. 15일 개봉한 '청춘그루브'를 필두로 4월에는 '풍선', 5월에는 '따이공', 6월에는 '코인라커'가 차례로 개봉한다.

"계속 꾸준히 쉬지 않고 촬영을 했었다. 일 년에 한 편씩이라도 개봉하면 쉬지는 않은 느낌일 텐데 영화들이 몰아서 개봉하니까 쉰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 촬영이 끝났다고 해서 거기서 끝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기는 하다. 다 때가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뼛속부터 연기자인 이영훈은 최근 사업가로의 변신도 꿈꾸고 있다. 오는 17일쯤 선유도 공원 인근에서 튜닝샵을 오픈하고 연기자 뿐 아니라 사업가로서도 성공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그의 행복 1순위는 연기인 듯 싶다.

"제가 바라는 일은 꾸준히 작품을 하는 것이다. 제가 하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게 가장 행복한 것 같다."

[이영훈. 사진 = '청춘그루브' 스틸컷]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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