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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스위스 챔피언’ 바젤의 돌풍이 허무하게 무너지며 꿈의 무대를 누볐던 박주호의 질주도 멈춰섰다.
박주호의 바젤은 14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에 위치한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바이에른 뮌헨과의 2011-12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0-7 대패를 당했다. 조별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16강 무대에 오른 바젤의 기세를 감안하면 너무도 충격적인 패배였다. 1차전에서 짜릿한 1-0 승리를 거뒀던 바젤은 2차전에서 챔피언스리그 통산 최다골 차 패배를 당하며 쓸쓸히 탈락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8강 진출이 가능했던 바젤은 지난 1차전과 비슷한 선발 명단과 4-4-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후겔(스위스) 대신 카브랄(스위스)이 선발 출전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포지션은 1차전과 똑같았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바이에른 뮌헨도 큰 변화는 없었다. 뮐러(독일)가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고 람(독일)이 왼쪽에서 오른쪽 수비로 전환한 것이 눈에 띄는 변화였다.
바젤이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무너진 가장 큰 이유는 로벤(네덜란드)과 리베리(프랑스)가 만든 클래스의 차이다. 이날 로벤과 리베리는 감독이 전술로 커버할 수 있는 범위와 한계를 벗어날 만큼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
특히 로벤의 움직임은 바젤의 측면 수비를 딜레마에 빠지게 만들었다.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로벤은 측면에서 중앙으로 파고들며 바젤의 왼쪽 수비수 박주호와 자주 일대일 대결을 펼쳤다. 이때 바젤의 왼쪽 미드필더인 파비안 프라이(스위스)가 박주호와 협력 수비를 펼쳐야 했지만 바이에른 뮌헨의 오른쪽 수비수 람의 전진으로 인해 수비가 자주 분산됐다.
보통 측면이 강한 상대를 방어하기 위해서 최전방 공격수 중 한 명이 측면으로 이동해 수적 우위를 점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날 바젤의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슈트렐러와 알렉산더 프라이(이상 스위스)는 수비시 적극적으로 내려오기 보다는 전방에 머물며 빠른 역습을 노리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로인해 바젤의 박주호는 경기 내내 로벤의 돌파에 고전해야 했다.
이처럼 바젤의 모든 문제는 측면에서부터 발생했다. 4-4-2 포메이션의 경우 투톱 공격수의 수비가담이 소홀하면 측면에서 수비수가 상대 공격수와 일대일 대결을 펼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된다. 바젤과 바이에른 뮌헨전에서 이러한 장면이 자주 보였다. 바젤은 측면이 붕괴되면서 자연스레 중앙이 무너졌고 바이에른 뮌헨의 공격수 고메즈(독일)에게만 4골을 내줬다.
물론 바젤의 투톱 선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바젤은 슈트렐러와 알렉산더 프라이를 동시에 기용하며 측면 수비에 약점을 드러냈지만 공격할 때는 좀 더 빠른 역습을 시도할 수 있었다. 하지만 1차전을 승리한 바젤에겐 득점보다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했다. 그런 점에서 바젤의 선택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박주호.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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