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1회를 무사히 넘겨라'
박찬호(한화 이글스)가 또 다시 무너졌다. 박찬호는 21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 3⅓이닝동안 6피안타(1홈런) 4실점했다. 지난 14일 SK 와이번스와의 연습경기에서 2⅔이닝 5피안타 4실점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대량 실점이다.
▲ 대량 실점 빌미는 1회
대량 실점 중심에는 1회가 있었다. 박찬호는 14일 SK전과 21일 롯데전 모두 1회에 실점을 했다. 14일 SK전에서는 정근우와 임훈에게 연속 안타를 맞은 뒤 최정에게 큼지막한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첫 실점을 너무나 쉽게 내줬다.
21일 롯데전 첫 실점은 허무하게 나왔다. 박찬호는 1회 선두타자 김주찬을 범타로 처리한 뒤 조성환과 전준우에게 연속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홍성흔은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고 그 사이 2루 주자가 3루를 밟아 2사 1, 3루.
이후 강민호와 맞서던 박찬호는 체인지업을 던지다가 폭투로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 박종윤에게 내야안타까지 맞으며 2실점했다. 투구수만 36개에 이르렀다.
박찬호는 두 경기 모두 1회 실점 뒤 2회에는 별다른 위기없이 무실점으로 막아낸 공통점도 있었다.
물론 1회가 어려운 것은 박찬호만이 아니다. 모든 선발투수들이 1회 어려움을 겪는다. 몸이 덜 풀려 구속과 제구에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선보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 박찬호, 메이저리그에 이어 1회 악몽 되풀이?
문제는 쉽지 않은 상황에서 얼마나 이를 잘 이겨내느냐다. 하지만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다른 투수들에 비해 유독 1회 어려움을 겪었다.
이는 기록에도 그대로 드러난다. 박찬호의 메이저리그 통산 1회 평균자책점은 4.99. 1회부터 9회까지 통틀어 박찬호가 두 번째로 높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이닝이다. 선발투수가 기본적으로 해줘야하는 5회까지를 살펴보면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이기도 하다. 4.99는 박찬호의 통산 평균자책점 4.36을 훨씬 상회한다.
지난 시즌 프로야구에서도 다른 이닝에 비해 1회에 점수가 많이 나왔다. 전체 투수들의 1회 평균자책점은 4.75. 하지만 3회는 4.78로 1회보다 높았으며 4회 4.46 등 5회까지의 다른 이닝과의 편차가 크지는 않았다.
다른 투수들도 그렇지만 박찬호가 만족스러운 경기를 펼치기 위해서는 답은 나온다. 1회를 무사히 넘겨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두 경기는 그렇지 못했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두 경기와 연습경기, 시범경기라는 점이다.
일단 국내에서 펼친 첫 두 경기에서는 메이저리그에서의 1회 악몽을 떨치지 못했다. 정규시즌은 어떨까. 결과는 아무도 모르지만 1회를 잘 넘기느냐, 못 넘기느냐에 따라 박찬호의 희비가 엇갈릴 확률이 매우 높다.
[사진=두 차례 실전 등판에서 1회에 연속 실점한 한화 박찬호]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